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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e (마크리)-기억상실[듣기/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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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e (마크리)-기억상실

Mark Lee (마크리)-기억상실 바로듣기

Mark Lee (마크리)-기억상실

삶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 되찾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그리는 마음.
가끔은 그것이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무언가 중요한 걸 놓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이 엄습할 때, 함께였던 순간들 속에서 한 존재를 지워야만 할 때... 그럴 때 잠시 멈춰 서 이 곡을 들어보자. 때로 우리는 멍하니 하늘 올려다볼 의무가 있다. 

모던 오케스트라 밴드 '이스턴모스트'의 엔지니어이면서 프리랜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프로듀서로, 홍대 인디신의 무대 뒤를 지켜오던 Mark Lee가 싱어송라이터로 무대 앞에 등장했다. 그를 오래 지켜봐온 한 사람으로 나는 그가 음원을 내놓는다면 아마도 전자음악 원맨밴드 형태일 거라 짐작했다. 베이스, 기타, 건반, 보컬을 넘나들며 다양한 밴드에 다양한 세션으로 참여해오던 그였다. 그런 그가 내민 이 싱글을 듣고 깜짝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반의 애틋한 선율 위로 깨끗하고도 솔직한 목소리가 담백하게 감정을 뽑아낸다. 더없는 발라드. 이스턴모스트 멤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들이 세션으로 참여한 오케스트라는 과함도 모자람도 없이 사운드를 채워준다. 협업의 감동. 
그리고 이어지는 기타 솔로는 가요에서는 보기 드물게 16마디로 구성됐다. 이 솔로를 직접 연주한 Mark Lee는 가사보다 더 많은 말들을 이 16마디를 통해 들려준다. 
곡에 몰입하게끔 만들어주는 잔잔하면서도 디테일 살아 있는 풍부한 사운드는 영국 AbbeyRoad Studio의 마스터링이 한몫했다.


최근 접한 음악 중 이토록 회화적인 곡은 전에 없었다. 잊었던 기억, 잊고 싶었던 사람, 잊은 줄 알았던 마음이 현들에 겹쳐지고 펼쳐진다. 
처음 곡을 듣고 제목을 '하늘 본다'라고 하는 게 어떻겠느냐 의견을 피력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 글을 쓰며 곡을 다시 듣고 또 여러 번 반복해 들으니 '기억상실'이어야겠다고 수긍하게 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제 곡은 그의 곡이 아니라 우리의, 나의 곡이 된다. 위로는 그렇게 온다.

프리랜서 에디터 지우

 

 Mark Lee (마크리)-기억상실[듣기/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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