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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승렬-꿀벌 (Feat. 이인목)《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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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렬-꿀벌 (Feat. 이인목)

이인목이 참여한 이승렬의 디지털 싱글 " 꿀벌 " 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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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렬-꿀벌 가사

산에 들에 살랑살랑 일렁이는 바람
흙 속에선 싹을 틔울 꽃씨들의 율동

하늘의 구름은 꽃을 안고 흘러가는데
바람이 산을 넘어 들을 지나
꿀벌에게 다가간다

꿀벌들의 촉각엔 오늘 밤에 꽃비 오겠다
꿀벌들의 후각엔 내일부터 꽃이 피겠다
꿀벌들의 시간엔 모레부터 꽃을 따겠다
꿀벌들의 청각엔 글피부터 꽃집 짓겠다
바람을 바람을 타고 오는 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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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살랑살랑 일렁이는 바람
숲 속에선 잎을 틔울 꽃잎들의 합창

하늘의 구름은 꿀을 안고 흘러가는데
바람이 산을 넘어 들을 지나
꿀벌에게 다가간다

꿀벌들의 촉각엔 오늘 밤에 꿀비 오겠다
꿀벌들의 후각엔 내일부터 꿀꽃 피겠다
꿀벌들의 시간엔 모레부터 꿀을 따겠다
꿀벌들의 청각엔 글피부터 꿀집 짓겠다
바람을 바람을 타고 오는 꿀향기

이승렬-꿀벌 (Feat. 이인목)

어렸을 때 살던 초가집 마루 오른쪽 기둥 옆에, 통나무 속을 파낸 둥근 꿀벌 집이 층층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산속 마을 집집이 벌통들이 있었는데 가을 추수가 끝나고 겨울 문턱에서 꿀을 수확합니다. 이를 채밀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먼저 꿀통의 맨 위 뚜껑을 열고 연기를 뿜어 꿀벌들을 아래로 쫓아냅니다. 그런 다음, 꿀이 얼마큼 들었는지 확인하고 꿀벌들의 겨울 식량을 계산한 후 꿀을 채취하셨습니다.

가느다란 철삿줄로 꿀통을 잘라 양동이에 놓으면, 계절별로 꽃마다 지닌 특유의 꿀 향과 함께 솜사탕이 녹아내리듯 끈적하고 달콤한 꿀. 손가락으로 벌집째 들고 먹으면 이빨에서는 밀랍이 껌처럼 뭉치고 꿀은 혓바닥에서부터 목젖을 타고 명치를 지나 오장에 가서는 달달함을 넘어 속이 얼얼하게 (꿀에 마취가 된 듯) 먹었던 벌꿀.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1년에 한 번은 진하게 생청을 먹어줘야 꿀의 면역성으로 평생 잔병치레를 안 한다 생각하셨습니다. 꿀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대단하셨던 아버지셨죠.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의 그 꿀벌 농사를 남동생이 이어 짓고 있습니다.

봄에는 풀꽃가루, 도토리꽃가루 등 화분을 약간 수확하고 타지역으로 가서 아카시아꿀을 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밤꿀, 잡화꿀을 채밀합니다. 그때마다 동생이 꿀 병들을 보내와 약처럼 먹곤 하였습니다. 그 횟수가 오래되다 보니 형제지간이라도 가끔은 미안함이 들어, 같이 따라다니며 꿀 농사짓는 과정과 동선을 관찰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꿀벌 농사꾼들도 꿀벌 못지않게 고생하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꿀벌 농사꾼들이 쨍쨍한 햇볕 아래에서, 흙과 바람과 비구름을 관찰하며 꽃들이 언제 필지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꿀벌 농사꾼들이 올해도 꿀벌 농사를 잘 짓도록 소원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그려 노랫말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번 곡 작업 역시, 제가 작사하고 나머지 부분은 은빛돌고래 님께서 프로듀싱 및 작·편곡, 후반 작업까지 모두 도맡아 해주셨습니다. 노래를 부른 이인목 님은 ‘보리야, 운동가자!’에 이어 이번에도 제 앨범을 도와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조만간에 제가 만든 책도 세상에 나올 예정입니다. 그때 책 속에서 이 노래가 같이 숨 쉬며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곧 책으로도 만나면 좋겠습니다.

2022. 4. 6. 이승렬

 

이승렬-꿀벌 (Feat. 이인목)《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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