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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따듯한 바람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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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따듯한 바람

1972이 데뷔앨범 [따뜻한 바람]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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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따듯한 바람

‘따듯한 바람’ 가득 싣고 도착한 남쪽 바다로부터의 편지 - 1972 [따듯한 바람]
‘일렉트로닉 포크’ 사운드를 들려주는 고독한 작업의 결과물

꿈에서 보던 집에 실제로 찾아온 듯한 기분.
묘한 설렘과 익숙한 편안함이 서로를 감싸고 돌아나가고 있다.
포크와 일렉트로닉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앨범
-짙은

그대는 무얼 향해 달려왔을까
봄을 꿈꾸는 마음을 간직한 1972의 음악은,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무엇을 꿈꾸며 살아왔는지, 무엇을 사랑하는지에 대하여 진심을 다하여 얘기해 주는 듯하다. 서늘하면서도 따스하며, 외로움과 사랑의 느낌이 동시에 다가오는 1972의 음악은 그가 살아온 자연 속 아름다운 풍경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해오(HEO)

언덕을 타고 오르는 바람을 맞는듯한 따듯하고 습한 몽환, 소소한 희열 그리고 그만의 공간.
단숨에 귀를 잡아 끌지는 않더라도 하염없이 서서 그저 그저 계속 듣게 되는 음악
-멜로우이어(mellowyear)

깊은 고독을 마주해 본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 그래서 누구에게나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음악
-폴린딜드 (fallin’ dild)

수평선 너머 무언가 넓고 깊은 것을 상상해본다.
스스로 섬이 된 음악이 흐르면 비로소 낮잠에 들겠지
-유하 (YUHA)

순수의 시절로 떠나는 조금은 몽롱한 음악여행, 1972 데뷔 앨범 [따뜻한 바람]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뮤지션 1972의 음악에는 묘한 구석이 있다. 딱히 새롭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뻔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익숙함과 신선함의 기묘한 동거라고나 할까, 아무튼 결론은 그래서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1972의 데뷔앨범 [따뜻한 바람]은 모두 11곡을 담고 있다. 문을 여는 ‘cloud of bliss’는 느리고 고즈넉한 일렉트로닉 넘버로 예전 아트 오브 노이즈(Art of Noise)나 모노(Mono)의 음악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에 이어지는 ‘마음’과 ‘따듯한 바람’은 포크에 가깝다. ‘벽’에 이르러 이 둘은 만나는데, 여기가 1972 음악의 정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전체적인 멜로디의 흐름이라든가 음악적 진행은 포크에서 왔지만, 그 위에 일렉트로니카라는 포장을 입힌 것이 포인트다. ‘마음’과 ‘따뜻한 바람’의 뒤편에서 망설이던 일렉트로니카는 [벽]을 만나 전면에 등장한다. 

이후의 흐름은 좀 더 자유롭고 여유롭다. 다시 포크를 향해 돌아서는 ‘섬의 창문’과 ‘falling my star’는 ‘날씨’의 등장을 준비하는 예고편이다. 앞의 두 곡에서 드럼의 브러시 타법을 통해 살짝 엿보이던 재즈의 분위기는 트럼펫이 리드하는 ‘날씨’를 통해 가을날의 단풍처럼 짙게 물든다. 

‘푸른 바다를 달리다’는 말하자면 이 앨범의 총합과도 같은 한 곡이다. 포크와 트럼펫, 일렉트로니카에다 뛰어나진 않지만 정감 가는 목소리까지 여러 요소가 유려하게 녹아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달빛에 입술’까지 앨범은 하이라이트를 맞이한다.

이제 종착역이 가까워온다. 허밍을 활용한 코러스가 포근하게 다가오는 ‘간격’을 지나 핸드폰으로 녹음한 것을 그냥 실었다는 히든 트랙 ‘loving grandfather’를 끝으로 앨범은 문을 닫는다. 순수한 시절로 떠났던 조금은 몽롱한 음악여행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모두 1972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앞날이 상당히 궁금해지는 개성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이다. 

나는 1972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런데 굳이 묻고 싶지가 않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속속들이 알기보다는 때로 모호하고 흐릿한 편이 훨씬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음악이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1972의 음악을 들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듀오 어떤날을 떠올렸다. 음악의 형태소 분석이나 완성도 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음악이 주는 느낌 자체가 그랬다. 데자뷔, 나는 예전에도 한 번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2003년 재주소년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였다. 1972가 소속된 레이블 ‘애프터눈(Afternoon)’을 이끄는 수장이 바로 그 재주소년의 박경환이라는 사실은 단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정일서 (KBS 라디오 PD)

 

 1972-따듯한 바람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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