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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DJ 진욱 (DJ Jinwook)-Droom Zonsondergang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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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진욱 (DJ Jinwook)-Droom Zonsondergang

DJ 진욱이 긴 시간을 기념하기 위한 음반의 수록곡 중 [Droom Zonsondergang (Dream Sunset)]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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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에 대하여
DJ 진욱이 새 싱글을 발매했다. 13년 만의 일이지만, 자연스럽다.

음악을 고르고 트는 DJ와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는 엄연히 다른데, DJ로서 어떤 결심이 13년 만의 신보 발매로 이어진 걸까.



올해는 DJ 진욱의 데뷔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댄스 플로어를 비롯한 전자음악 씬(Scene)의 중심에서 보낸 DJ 진욱의 긴 시간을 기념하기 위한 음반의 수록곡 중 [Droom Zonsondergang (Dream Sunset)]은 첫 공개 곡이다. 그가 국내 클럽 씬에 남긴 선명한 족적을 미루어보면, 강산도 변한다는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신곡을 발표한다는 건 한편으로 의아하고 그래서 더 반가운 일이다.

DJ 진욱의 결단을 이해하기 위해 “20년 넘게 음악과 함께한 삶을 돌아보며 음악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라는 그의 말에 집중하게 된다.

[Droom Zonsondergang]을 뭐라고 부를 수 있나. “하우스 음악으로 디제잉을 시작했고 디스코 씬을 경유해, 최근 레게나 브라질리언 뮤직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데오다토(Deodato)나 아지무스(Azymuth) 같은 음악이 특히 귀에 걸렸다”라는 진욱의 설명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쓰인 악기나 태도만큼은 발레아릭(Balearic)과 맞닿아있지만, 장르를 구분하기에 앞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로 시작하는 이 음악이 어떤 계절에서 출발했는지만큼은 모두 알 것이다. 여름, 그중에서도 늘어질 대로 늘어진 여름의 끝자락에서, 촘촘한 모래알만큼이나 예측할 수 없는 석양을 마주한 순간처럼 자연스럽게 압도당하는 신비로움. 한 장르로 퉁 쳐 말하기엔 불충분한, 한 사람의 삶의 방식과 취향이 오롯이 반영된 음악이다. “이 곡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뮤지션으로서 내 모습을 그린 음악이다”라는 그의 말을 곱씹는다.

“얼마 전까지는 뮤지션으로서 나만의 ‘날’을 세우는 것에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자연의 소리처럼 모두에게 영감과 치유가 될 음악을 만드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방촌의 터줏대감처럼 자리한 디스코서프(Disco Surf)의 주인장이기도 한 그는 가게 이름처럼 10여 년간 서핑을 즐겼고, 최근 캠핑에도 재미를 붙였다. 자연 속에서 그가 주목한 건 ‘소리’다. “자연에 있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게 된다. 자연의 소리만으로도 귀가 풍성하게 채워지니까.” 새벽이면 유독 크고 우람하게 들리는 파도 소리, 나뭇가지와 땅에 닿는 빗소리, 침묵과도 같은 고요한 밤. DJ 진욱은 이런 소리를 통해 치유받고 영감을 얻었다. 가장 그다운 자연스러운 소리로, 오랜 기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 음악들로 가득한 [Droom Zonsondergang]으로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글 / 양보연( 피처 에디터)


DJ 진욱 (DJ Jinwook)-Droom Zonsondergang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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