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예람-성 [MV/가사]

반응형

예람-성

예람-성 바로듣기

예람-성 가사

한없이 작고 여린 성을 짓고 있어
그 성의 주인은 온전히 외로운 나
한없이 꿈꾸던 자유를 얻고 있어
그 성의 주인은 여전히 외로운 나

그 누구의 여인도 그 누구의 사람도
그 누구의 세상도 아냐

한없이 작고 여린 성을 짓고 있어
그 성의 주인은 온전히 외로운 나
한없이 꿈꾸던 자유를 얻고 있어
그 성의 주인은 온전히 외로운 나

예람-성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존재의 선언, 예람 1집 [성]
몇 년 전 여름날 어느 카페에서 예람을 처음 만났다. 예람은 17년도 당시 첫 번째 EP 발매 기념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손글씨가 가득하던 수첩을 카페 테이블에 올려놓고 공연과 앨범 준비에 한창이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직접 만든 스티커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발매 공연은 공중캠프에서 열렸다. 그곳에는 팬들과 학교 친구들과 예람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에도 예람은 투쟁 현장을 부지런히 다니며 연대했고 사람들이 그를 귀하게 여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연대공연에서 만난 예람은 그곳에서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양 갈래로 땋은 머리를 하고 일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그는 누구보다도 강해 보였다. 막 스무 살이 된 이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시간을 보냈던 걸까 궁금했다. 그 힘은 어디서 났던 걸까.

예람이 직접 프로듀싱한 첫 번째 정규 앨범 ‘성'에는 노동을 하고 쉼을 가지는 것, 사랑하고 상실하는 것, 살아가고 죽는 것에 대한 감각을 순수하고 고결하게 추구하는 정의감이 담겨져있다. 반복적이고 서정적인 코드들의 구성으로 만들어낸 고전적인 컨트리 포크의 무드를 반짝이고 찰랑거리는 밴드 편곡으로 풀어낸다. 그 위에는 여리지만 능숙한 예람의 목소리가 있다. 그의 호흡은 이어지기도 하고 훅 놓아버리기도 한다. 부드럽고 허스키하면서도 앳된 그의 음성에는 우리가 잊고 살아야 했던 평화를 일깨우는 힘이 있다. 우리는 개개인으로 살아가며 국적과 나이와 성별 그리고 사회가 정해놓은 정체성의 틀 속에 살아가며 외로움이라는 성을 쌓지만, 그 성의 문을 열고 온전한 서로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우리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화려하고 어두운 서울에서 오롯한 자기 자신을 믿고 닦으며 살아가는 예람은 그 소망을 노래한다. 한 인간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향한 조용하지만 강력한 저항이 된다.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 곡 ‘성’에 이르러 예람은 이 저항이 주는 긴장감의 클라이맥스를 터트린다. “나는 일하는 소녀, 나는 서쪽의 마녀” 나는 무엇이나 될 수 있고 누구의 무엇이 아닌 주체적인 존재라는 선언은 지금 위태로운 우리 세대에 대한 연대이자 응원이기도 하다.

여전히 부지런한 예람은 앨범 발표를 앞두고도 카페 언플러그드 온라인 공연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곡으로는 어제 만들었다는 신곡을 불렀다. “어른이 되면 당신을 위로해줄 거예요" 그 마음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니 이미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김사월 (싱어송라이터)


예람-성 [MV/가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