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uphant (이루펀트)-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Feat. 최엘비 & SINCE & Gist) (Remix)
이루펀트 (Eluphant)가 디지털 싱글 "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Remix) "을 발표했다.
이루펀트-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바로듣기
이루펀트-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가사
쓸쓸한 이 교실 안을
멋들어지게 만들려 했던 추억들
역시 나는 소심남
사람들이 떠난 후에야 울고 말았지
수업 시간에 도시락을
몰래 꺼내 먹다 흘렸을 반찬 국물 하며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책상에 그렸지 날개 달린 코끼리 낙서
아침에 일어나는 게 죽기보다 싫었지
뉴스가 끝날 때쯤 들려오는 건 비 소식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끝날 때쯤엔
아침마당이 시작되고 난 책가방을 매
이 가사 쓰려고 물어봤을 정도로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어떤 건 선명해
아침마당 오프닝 곡 멜로디
젖은 땅에서 났던 냄새 조심히 걸어도
교복 밑단은 늘 축축해졌지 어두운
복도를 지나 열어 3학년 7반의 문을
쿵쿵 코끼리 발소리 같은 천둥이라도 치면
호들갑을 떨어댔지 문득
머리를 스쳐지나간 것도 이 정돈데
기억 속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내가
지금의 나를 복도 끝에서 마주친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다가올까
이제 시작이자 마지막이야
너와 나만 남아
기억나지 않는 날도 오겠지
다만 잊지는 마
특별히 작지도 크지도 않았었던 내 키
공부는 내키지 않아 에미넴 베낀 재미
내 성적 대신 오른 건 둔녀 축제 무대 위
그 다음날 수업 시간에도 나왔지 내 얘기
잠깐의 에피였을 뿐 칠판엔 d-day
좋은 대학이 네 미래를 보장해 준다는 시대
난 어디에 가야 맞출까 아빠의 기대
낮은 등수인 내게 선생은 인상을 구기네
애매했지 내 성적 그리고 소심했던 성격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라 말하기엔 대책이 없어
주변엔 벌써 말하지 않아도 잘하는 애들이 넘쳐
나와 같은 고민했던 친구는 앞날을 결정
용기가 없던 내가 할 수 있는 건
혼자 집에서 다듀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거
추억으로만 간직할 것 같던 그 순간들이
이젠 내 가사가 되다니 잊지 못할 것 같아
이제 시작이자 마지막이야
너와 나만 남아
기억나지 않는 날도 오겠지
다만 잊지는 마
쓸쓸한 이 교실 안을
멋들어지게 만들려 했던 추억들
역시 나는 소심남
사람들이 떠난 후에야 울고 말았지
수업 시간에 도시락을
몰래 꺼내 먹다 흘렸을 반찬 국물 하며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책상에 그렸지 날개 달린 코끼리 낙서
많은 꽃다발이 건네지고
어리숙한 꿈도 꽃처럼 피고
스무 살은 언덕처럼 보일 듯 말 듯
되새기던 추억들 여전히 나의 품
많은 꽃다발이 건네지고
어리숙한 꿈도 꽃처럼 피고
어쩜 우린 닮아 있는 기억 덕에
이야기를 이어 가는 듯해
이제 시작이자 마지막이야
너와 나만 남아
기억나지 않는 날도 오겠지
다만 잊지는 마
Eluphant (이루펀트)-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Feat. 최엘비 & SINCE & Gist) (Remix)
이루펀트의 데뷔작 [Eluphant Bakery](2006)는 신선한 작품이었다. 당시 이 앨범은 한국힙합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더해지는 느낌을 안겼다.
물론 키비와 마이노스는 이미 그전부터 특유의 감수성을 각자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일관된 콘셉트와 짜임새를 통해 앨범 단위로 구현해 놓았다. 한국힙합 팬들은 이 앨범을 '다르다'고 받아들였고, 그게 바로 이 작품이 한국힙합 역사에 남아 있는 이유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은 [Eluphant Bakery]를 상징하는 노래다. 많은 한국힙합 팬들은 이 노래로 이 앨범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 노래에 얽힌 각자의 추억을 하나씩 품고 있다. 꼭 졸업식 노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노래가 2000년대의 가장 좋은 졸업시즌송인 건 맞지만 한편으로 이 노래는 어떤 모양의 삶이든 모든 삶에 위로를 건네주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매된 [Eluphant Bakery] 바이닐을 사서 인증샷을 올린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 기억을 떠올렸던 건 아닐까.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Remix)'가 발매됐다. 사운드에 새로운 터치가 가미됐음은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알 수 있고, 이루펀트 멤버 외에도 세 명의 새로운 래퍼가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래퍼들이 이루펀트 멤버들과 10여 년의 터울을 가지고 있음에도 랩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아침마다 오프닝만 볼 수 있었던 아침마당, 그리고 좋은 대학이 미래를 보장해 준다는 말은 최엘비와 신스의 학창 시절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의 학창 시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를 담당한 키비도 이 점을 발견한 듯싶다. "어쩜 우린 닮아 있는 기억 덕에 / 이야기를 이어 가는 듯해"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Remix)'는 리마스터링된 원곡과 함께 발매된다. 두 트랙을 연이어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학창 시절도, 한국힙합도, 이 노래를 통해 이어진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강연에서 받았던 한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아마 이렇게 답변했던 것 같다.
"김봉현 작가님의 학창 시절이 궁금합니다. 지금 모습을 보면 포스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
"아, 그런가요? 그런데 기대하신 것과 달리 제 학창 시절은 아주 평범했습니다. 저는 완전한 모범생이자 우등생이었어요. 가출 한번 한 적 없고 사고 한번 친 적도 없죠. 공부만 열심히 했고 그걸 잘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공부가 제 꿈이어서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어요. 대신에 공부는 부모님이 저에게 내려 주신 과제였어요. 그리고 저는 그 과제를 열심히, 잘 수행하려고 했던 아이였죠. 다행히 과제는 잘 수행했던 것 같은데 정작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어요. 남들은 10대 때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어른이 되어서 꿈을 타협해 나간다고 하던데 저는 반대였던 것 같아요. 10대 때는 그저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했었고, 스무 살이 되면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시작해서, 결국 지금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
김봉현 (힙합저널리스트)
이루펀트-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졸업식 (Feat. 최엘비 & SINCE & Gist) (Remix)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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