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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사피엔스 [MV/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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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사피엔스

루시드폴이 디지털 싱글 " 사피엔스 "를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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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사피엔스 가사

오늘 난 사람을 죽였다
오늘 난 아이를 죽였다
아이의 엄마가 죽었다
그 엄마의 남편을
죽여버렸다

오늘 하루도
언제나 같이
신의 이름으로
죽였다

오늘 난 어제를 죽였다
오늘 난 내일을 죽였다
초승달이 나를 보며 운다
같이 울다가 그냥
죽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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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언제나 같이
위풍당당하게
살았다

나는
신을 모시는
호모 사피엔스

나는
가망 없는 지구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오늘 하루도
언제나 같이
나는 현명하게
죽어간다

루시드폴-사피엔스

루시드폴 10집 [목소리와 기타]
나의 기타에는 ‘LUCID FALL’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23년 동안 한결같이 새겨져 있던 낯익은 이름표를 본 어느 날, ‘어, 너도 루시드폴이네’하며 문득 웃고 말았습니다.

 


처음 우리가 만난 건 1999년, 그러니까 루시드폴의 첫 앨범이 만들어진 해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늘 함께 노래를 만들고 함께 공연을 했습니다. 함께 한국을 떠났다가 함께 돌아왔고, 지금도 함께 노래를 만들며 살아갑니다.

그는 레드 시다(red cedar)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기타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이 나무를 우리말로는 ‘연필향나무’라고 부릅니다. 가끔 나는 아직도 그의 사운드 홀에 코를 박고 향기를 맡습니다. 아직도 그의 몸에서는 나무 향기가 납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향입니다. 소리도 그렇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어찌 들으면 밋밋한 소리. 나는 그 소리가 따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노래를 만들 때면 언제나 그에게 손을 뻗어 ‘기타’라는 연필로 음표를 그립니다.

그와 나, 둘만의 소리로 채운 음반을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막상 시작하니 막막했습니다. 목소리가 기댈 곳이 오직 기타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그에게 마음껏 기대다 보니 쓸쓸했던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환해진 기분도 듭니다. 아마도 그의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를 감싸준 덕분이겠지요. 

두 해 전 늦겨울 우리는 함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한 계절을 지나며 노래의 뼈대를 만들고 다시 한 계절을 지나며 노래의 살을 찌웠습니다.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태어난 15 곡 중 8 곡을 골랐습니다. 그렇게 고른 노래들을 한 계절 넘게 부르고 새기며 묵혀두었습니다. 그리고 앨범에 담았습니다. 

[목소리와 기타] 앨범을 위해 애써준 분들이 많습니다.

앨범을 캔버스 삼아 아름다운 작품을 빚어준 이수지 작가님께 가장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스터링과 라커 컷을 해준 Calyx의 Norman Nitzsche,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Ilha do Corvo의 Leonardo Marques, Svenska Grammofon Studion의 Hans Olsson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언제나처럼 함께해 준 안테나의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며 괴로워하는 저를 다독이고 일으켜준 아내와 보현,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 감사합니다.

나의 하나뿐인, 또 하나의 ‘루시드폴’에게 그동안 수고했다고,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루시드폴의 노래를 들어준 세상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가을

루시드폴

 

루시드폴-사피엔스 [MV/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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