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준-올빼미 Main Theme
음악감독 황상준이 참여한 '올빼미 OST' 수록곡 " 올빼미 Main Theme "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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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준-올빼미 Main Theme
영화 〈올빼미〉의 OST가 발매된다. 해가, 눈에 띄게 짧아진 계절...
인조 23년, 소현세자의 미스테리한 죽음에 대해 fiction을 가미하여 탄생된 영화 〈올빼미〉가 개봉한다.
‘어둠에 묻힌 진실을 목도한 맹인의 눈’ 팩션을 구성하는 허구적 소재(주맹증)는 참신함을 넘어 강렬한 메타포와 세련된 아이러니를 지니고 있고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주인공 천경수(류준열 분)의 ‘깜깜한 시선’은 빛과 어둠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진실의 모습을 응시한다.
탁월한 선택이며 이야기의 구석까지 힘이 전달되는 강력한 동력이다. 영화의 1막은 다소 긴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고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시작되는 경수의 하룻밤 고군분투는 제대로 직조된 서스펜스로 가득해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더욱이 목격자인 주인공이 맹인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사건’과의 물리적 거리가 숨결까지 느껴지는 지척이기에 긴장감은 상한선을 뚫고 올라가고 릴레이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선택들은 엔딩크래딧 직전까지 힘을 가지고 달린다.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 안태진 감독의 〈올빼미〉는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지만 놀랍게도 능수능란하다. 능력의 정점에 올라와 있는 스텝들과 블루칩 배우들이 훌륭한 각본을 매개로 의기투합한 결과이기도 하다.
요즘의 영화들은 대개 긴 1막을 용납하지 않는다. ‘속도’에 길들여진 관객들의 감각은 빠른 전개에 호응하고 시작부터 불거지는 갈등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한 이유로 〈올빼미〉는 구조적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만 반갑기까지 한 생소한 설정들에 대한 기대감, 연출력과 배우들의 명연기, 기술적 완성도 등 여러 가지 긍정적 요인들로 관객의 고개를 붙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악의 역할이 단연 돋보인다.
〈돈〉, 〈특송〉, 〈인간수업〉, 〈마이네임〉, 〈공조1,2〉, 〈리멤버〉등의 작품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황상준 음악 감독의 손길이다.
황상준 음악 감독은 자칫 리스크가 될 수 있는 구조적 약점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켜켜이 쌓여가는 정서와 감정의 레이어로 빌드업하고 있다.
[Main Theme] 는 고단하기만 한 경수의 희망을 꿈결 같은 선율로 애처로이 어루만지며 변주되고 있다.
그렇기에, 이윽고 운명의 어둠이 깔리고 그의 희망이 길을 잃어갈 때 관객에겐 경수와 동질의 저항력이 형성된다.
영화가 끝난 후 OST가 어땠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음악이 제 몫을 제대로 완수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잘 묻어있고 묻혀있다.
〈올빼미〉의 OST는 마치 배우들의 호흡, 대사, 표정 같다.
또 하나의 성공적인 면모가 있다.
감정의 청각화와 더불어 ‘감각’의 청각화도 이뤄냈다는 점.
OST의 스코어들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협주로 클래식한 톤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한 감각을 청각화 시키려는 노력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피아노 패달 소리를 북소리처럼 쓰기도 하고 정서나 감정을 배제한 채 비트가 없이 랜덤하게 깔린 북소리가 우리의 감각을 두드리기도 한다.
때론 현악기의 하모닉스, 더블베이스와 신디사이저가 합쳐진 묘한 소리들이 시각 외의 다른 감각들에 예민하게 작용하는 경수의 통찰을 관객들이 대리 체험하게 해준다. 그러다 감정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개입하는 스트링의 울림은 다시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이동시킨다.
영화의 마지막 컷은 새벽의 미명 속에 우리를 직시하는 경수의 눈이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하는 우리의 비겁을 꿰뚫어 보는듯하다.
강한 메시지다.
밤이 길어지는 계절이 왔다.
길어진 혹한의 밤이 칠흑 같을수록 경수의 눈이라면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걸맞게도 [올빼미 에필로그]는 선명하고 박진감 있는 음으로 내달리고 있다.
분명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다진 마음도 그럴 것이기에.
황상준-올빼미 Main Theme [연주/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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