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오누이 [가사/듣기]

리엘-오누이

싱어송라이터 ‘리엘(Liel)’이 2023년 첫 작품. 싱글 " 오누이 "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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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엘-오누이 가사

나는 그래도 당신의 
이름 외에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깊게 파고든 
대화 속에서 이렇게
겨우겨우 발꿈치를 
들고 있어요

그저 우리가 
웃을 수 있게 
수수한 마음으로
작은 손을 
잡았던 건데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 없는
지금은
나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가 봐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그래도 당신의 
눈물 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다 
믿었었는데
예고가 없는 
전화를 받고
너무도
무기력한 숨소리만
내고 있어요
그저 우리가
웃음을 찾게 되기를
바라면서 입모양을
열었던 건데
배움이 짧은
내 목소리는 
갈 길이 너무 멀고
참 여유롭기만 하네요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이래서 어리다는 걸까요
나는 결국 짐을 
들어줄 수 없네요
나는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네요
나는 이래서 
어리다는 건가 봐요

리엘-오누이

2021년 EP [Goodbye I’m going home], 2022년 프로젝트 싱글 [엠관 앤 리엘] 이후 싱어송라이터 ‘리엘(Liel)’의 2023년 첫 작품. 싱글 [오누이]가 발매되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해진 나이 차를 바꿀 수는 없다. 어느 한 쪽이 명을 달리하지 않고서야 말이다. 여러 관계 속에는 대부분, 여러 모습을 띈 ‘상하’가 있기 마련이고 그 상하를 이루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는 ‘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차가 발생하는 관계 중 물론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사이도 있겠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 혹은 극히 서로를 아껴주는 사이 등 아름다운 모습의 관계들 역시 있을 것이다. 리엘이 말하고 싶은 관계는 후자이며, 오누이의 모습이다.

아프면 울고, 떼쓰고, 온갖 투정을 다 부리는 동생을 누나는 그저 어르고, 달래고 감싸준다. 늘 그래왔듯 익숙하고 태연하게 동생을 다룬다. 그러나 반대로 어느 날 누나가 동생을 붙잡고 한없이 울어버리면 동생은 방법이 없다. 형이라고 다르고, 오라비라고 다를까? 동생은 아는 것이 없다.

[오누이]의 가사는 자신 있게 마주한 처음과 달리 대화가 끝난 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어린 동생의 어리숙함을 담고 있다.

‘예고가 없는 전화를 받고 너무도 무기력한 숨소리만 내고 있어요’
‘배움이 짧은 내 목소리는 갈 길이 너무 멀고 참 여유롭기만 하네요’

다소 불필요하다 볼 수 있는 자책성을 가진 문장도 더러 등장하지만 그마저도 역시 부족한 경험에서 나오는 수수한 마음일 것이다. 일렉기타 한 대와 보컬로만 구성된 편곡 내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톤을 구사하면서도 일종의 위태로움을 잘 표현한 기타리스트 ‘Kiki’의 연주 또한 그 마음과 동해 있다.

나이가 들지 않는 오누이의 사이에서 의젓한 위로를 건네지 못해 씁쓸해하는 동생의 순수함을 아깝게, 아니면 아쉬운 마음으로 애틋하게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리엘-오누이 [가사/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