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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라디오-America[가사/듣기/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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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라디오-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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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라디오-America

80년대 포스트펑크에 대한 2017년의 대답
로큰롤라디오 1년만의 새 싱글 [America]

녹음부터 믹싱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히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DIY 프로젝트
다가오는 11월, 1월에도 공개할 예정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에도 디스코, 댄스 음악적인 요소들을 가미한 다양한 밴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에 히트를 쳤던 Franz Ferdinand, 그리고 조금 뒤에 나타난 Foals, 그리고 이를 더욱 더 세련된 팝처럼 포장한 Two door cinema club 등의 80년대를 리바이벌한 영미권 밴드들에 대해 홍대씬은 꽤나 다양한 방식으로 대답했다. 아날로그 신스, 트리거를 활용한다거나, 디스코 리듬을 부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해 나갔고 수많은 밴드들이 일명 ‘댄스록’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단어가 섞인 이름으로 불렸다.

로큰롤라디오는 그 시점에 등장했다. 트렌디함 자체 보다는 그 뿌리에 대해 고민했다. Duran Duran의 발랄함과 Depeche mode의 우울함을 모두 표현 하고 싶었고, Talking heads가 가진 실험정신 또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는 로큰롤라디오의 음악을 네오 사이키델릭 디스코(Neo Psychedelic Disco)라고 명명했지만, 로큰롤라디오는 늘 스스로를 일종의 포스트 펑크 밴드라고 말해왔다. 이는 어떠한 정서나 리듬에 국한되지 않는, 언제까지나 ‘록’밴드로 불리고 싶은 흔한 ‘록’ 부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트랜드를 쫓는 이들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은 반골스러운 작은 ‘반항'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단순한 ‘록’부심과 소심한 ‘반항’의 일환으로 밴드는 더욱 더포스트 펑크의 황금기였던 80년대에 몰두하고 집착했다.

2013년 10월 발매된 정규 1집 Shut up and dance 이후 발표된 대부분의 작업물들은 모두 이러한 소심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이번 새 싱글 America는 밴드의 80년대에 대한 집착을 여과없이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America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짝사랑을 신대륙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짝사랑은 남녀관계에서는 물론이고, 부모와 자식, 학생과 선생님, 국가와 국가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언제나 가슴 아프다. 날 봐주지 않는 상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아주 작은 실마리 만으로도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짝사랑하는 이는 통제 불가능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이 사랑의 근거, 혹은 증거를 찾아나선다. 지구는 둥글다는 갈릴레이의 학설을 믿고 서쪽으로 배를 띄우는 콜럼버스의 심정처럼 언젠가는 나타날 꺼야, 혹은 언젠가는 한번 봐줄 거야-라는 마음으로 소용돌이 치는 망망대해를 표류한다. 이 답없는 짝사랑의 항해에서 찾아내는 사랑의 흔적, 혹은 증거는 대개는 편협하고, 객관적이지 못한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종종 이러한 오해들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처럼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일들을 만들어내곤 한다. 이후 아메리카에서 자행된 수많은 참상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기약없는 기다림과 끝이 보이지 않는 적막한 망망대해를 홀로 마주한듯한 외로움은 콜럼버스 본인에게도 커다란 시련이었을 것이다. 짝사랑은 이렇듯 기다림, 시련, 외로움의 연속이다. 모든 사랑은 위대하고 그렇기에 수많은 시련을 감내해가며 주기만 하는 짝사랑의 항해는 더욱 더 위대하다. 그리고 위대한 항해자인 ‘나’ 또한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짝사랑의 시간이 길어지고 관성화 되면 ‘사랑’이 ‘신앙’이 되어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태극기 집회에 어울리지 않는 성조기가 등장 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미국은 외교 협상의 대상이 아닌 세계의 수호신이며 정의의 사도이며 날 이끌어줄 선지자이다. 이러한 ‘신앙’은 날 봐주지 않는 대상을 신격화하고 나 스스로를 낮춤으로서 내가 눈길 받지 못하는 이유를 합리화하는 정신적 방어기제가 아닐까. 나 조차 나를 하찮게 여기는데, 과연 누구에게 사랑을 달라 말 할 수 있을까.
이번 녹음 과정은 모두 로큰롤라디오 작업실에서 이루어졌다. 로큰롤라디오는 이번 자체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금 더 ‘나’에 집중했다. 누구의 손도 거치지 않고 모든 작업과 녹음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보다 ‘나’의 작업과 그 행위 자체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고 싶었다. 지난 몇 년간의 타성적이었던 작업과 태도에 대한 반성일 수도, 아니면 앞서 말했던 난 록커니까 내 마음대로야 라는 식의 흔해빠진 ‘록’ 부심 일지도 모르겠다. 80년대 포스트 펑크에 대한 짝사랑을 여과없이 보여주려 노력했고, 사운드의 완성도 보다는 로큰롤라디오를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고, 스스로가 만족 할 수 방법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내가 듣고 싶은 것이 최우선인 작업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보다 중요한 너는 없다'는 지극히 당연하고도 흔한 명제를 이제서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이 노래가 짝사랑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기원해본다.

-Credits-
로큰롤라디오(Rock'N'Roll Radio) Single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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