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석과 부기몬스터-외로운사람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기 다시 부르기 EP [Lonely Man But Sweet Man] 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 외로운사람들 " 라이브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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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항석과 부기몬스터-외로운사람들 가사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만나면 행복하여도 헤어지면 다시
혼자남은 시간이 못견디게 가슴 저리네
비라도 내리는 쓸쓸한 밤에는
남몰래 울기도하고 누구라도 행여
찾아오지 않을까 마음 설레어보네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얘기들을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얘기들을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외로운사람들
행복한 블루스맨을 행복하게 만든 노래와 만나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의 다시 부르기 [Lonely Man But Sweet Man] 블루스맨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블루스를 연주한다.
블루스맨은 저마다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게 마련이고, 그 얘기를 자기만의 노래와 연주로 표현한다. 맞다. 그런데 세상 모든 블루스맨은 내 삶을 노래로 만들기 위해 다른 블루스맨들은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하는지 따라하며 배우고, 흉내도 내보면서 성장한다.
단지 습작을 시작한 코흘리개 블루스 보이만 그런 게 아니다. 농익은 블루스맨 소리를 듣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될수록, 나만의 블루스 세계가 깊어지고 견고해질수록, 더 큰 귀로 다른 블루스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블루스는 삶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블루스)를 열린 마음으로 듣고, 배우는 일은 더 깊은 공감의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블루스맨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B.B. King이 얼마나 많은 동료들의 곡을 다시 또 함께 불렀던가. Albert King은 로큰롤부터 소울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 동료들의 노래를 자신만의 블루스로 다시 부르는 일을 일생 동안 멈추지 않았다. Lightin’ Hopkins는 찬송가부터 재즈는 물론, 당대의 팝부터 컨트리까지 가슴을 두드린 노래라면 서슴지 않고 다시 불렀고, 그 흔적들이 즉흥적이고 창의력이 번뜩이는 수많은 녹음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다. 블루스는 미국 델타 삼각주의 밭두렁에서 시작된 그 날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내 얘기를 풀어내고, 귀 기울여 남의 얘기를 듣고, 손과 발과 목소리로 함께 서로를 응원하며 성장해온 음악이다. 자기 세계 안에 갇혀 소통을 멈추는 순간, 블루스는 존재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그런 음악이다.
최항석이 새로운 작업으로 한국 블루스 다시 부르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리고 일부러 어떤 노래를 다시 부르려는지 묻지 않았다. 어떤 선후배 블루스맨의 이야기가 최항석과 부기몬스터가 만든 블루스의 세계와 만나 진진하게 대화를 나눴을지, 최항석의 블루스로 다시 그려졌을지 궁금함을 남겨두는 게 개인적인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의 새 노래를 기다리는 또 다른 기다림의 즐거움이 있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물이 도착했다. 선택된 곡의 제목을 살피면서 과연 최항석다운 선곡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최항석의 블루스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와 끈끈하게 연결된 이름들이었기 때문이다.
앨범의 시작은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이다. 최항석과 여러 무대에 함께 섰던 한국 블루스의 큰 줄기이기도 한 이정선의 노래를 앨범 가장 앞에 배치한 것에서부터 이번 작업이 가진 의미가 드러난다. 잘 알려진 이광조 버전을 포함하여 여러 차례 커버 된 곡이기 때문에 최항석이 이 노래를 어떻게 재탄생시켰을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의 “외로운 사람들”은 혼섹션이 화려한 빅밴드, 점프 블루스 스타일이다. 사실 이 노래의 가사는 표피적으로는 어렵게 만난 사랑과 헤어지기 싫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정선의 목소리와 기타 연주가 더해지면 슬픔과 기쁨이 묘하게 겹치는 감정이 만들어진다. 최항석은 이 노래의 원곡이 가진 이 미묘한 감정을 “행복하고 밝은 분위기에 살짝 촉촉한 외로움이 느껴지게” 만들고 싶었다고 전한다. 라이브로 한 번에 녹음한 “외로운 사람들”은 혼섹션 사이로 부기몬스터의 이인규와 최항석의 서로 다른 기타 스타일과 톤이 스치듯 만나는 장면에서 원곡의 감성이 최항석 식으로 재해석된다. 거칠지만 부드러운 최항석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면 새롭지만 “외로운 사람들”에 담긴 모순된 감정의 공존이 소리로 완벽하게 구현된다. 앨범 제목도 실은 이 노래의 감성에서 시작한다.
빅밴드 스윙에서나 들을법한 드럼으로 시작하는 “대답해주오”는 미미시스터즈와 로다운30이 함께 작업했던 곡이다. 원곡이 가진 소울의 정서를 잘 살려내고 있는데, 미미 버전이 1960년대 모타운 스타일의 모던 소울 느낌이었다면,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는 마치 스택스 소울의 풍성함으로 재해석하는데 몰두한 느낌이다. 소울이 가득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수인의 목소리는 벤딩의 매력을 살린 기타와 흐드러지는 혼 섹션을 한층 더 유려하고 짙은 소울 사운드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어지는 곡은 박주원의 연주곡 “Sweet Amore”에 최항석이 가사를 붙인 “Sweet My Life”다. 풍성한 해먼드 올갠의 연주, 부드러운 트럼본 연주, 여유로운 피아노, 스윙하는 드럼과 베이스, 말하듯 블로잉하는 색소폰과 주고받는 최항석의 툭박진 목소리가 원곡과는 또 다른 감성을 불러낸다.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한 가사가 주는 깊은 울림을 남기는 연주와 만나 한층 더 풍성해진다. 이번 다시 부르기 프로젝트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다. Little Milton이나 Jimmy Witherspoon의 목소리와 분위기만큼이나 충만하고 아련한 감정이 따스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여의도 우먼”은 한국 블루스의 또 다른 형님, 김목경의 일렉트릭 블루스를 대표하는 곡이다. 최항석은 이 곡에서 기타 연주만큼이나 격정적인 보컬을 선보이는데, 이에 대꾸하는 이기리는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둘 사이의 온도차가 오히려 극적 분위기를 만든다. “여의도 우먼”이 뜨거운 분위기였다면, 이어지는 “Sometimes Blues”는 락한밴드 출신의 정재호와 최항석 두 사람이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로 담담하면서도 짙은 미국 남부 블루스의 향취를 들려준다. 우정을 소재로 한 가사와 두 대의 어쿠스틱 기타, 두 사람의 목소리가 만나고 흩어지며 만드는 블루스는 풀 오케스트라의 꽉 찬 연주가 부럽지 않은 독특한 무게감을 자랑한다. 이 곡의 녹음은 스튜디오에 들어선 두 사람이 단번에 합을 맞추며 끝났다고 하는데, 25년 우정이 느껴지는 트랙이다. 슴슴한 듯 깊은 맛이 짙다.
마지막 두 곡은 서울 청파동에 위치한 코리아블루스씨어터에서 라이브로 녹음한 트랙이다. 먼저 “만일네가”는 최근 싱글 “20년째 다이어트”를 발표한 탐 블루스밴드가 2021년 발표했던 노래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에 탐 블루스밴드 멤버들이 함께하면서 일종의 잼처럼 녹음되었는데, 최항석과 이진규(탐 블루스밴드)의 기타 연주가 어우러지는 장면, 장소라(탐 블루스밴드)의 피아노와 이효주의 올갠이 서로 다른 소리를 더해 조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정겹다. 라이브답게 김범식(베이스)과 윤석용(드럼) 리듬 배터리의 흥도 점차 고조되며, 앨범 곳곳에서 빛나는 활약을 들려준 정혜원(트럼본)의 묵직한 블로잉과 이를 맛깔나게 튕기는 최성윤의 색소폰도 즐거움이 가득하다. 더 길게 이어졌을 잼을 페이드아웃하는 편집이 아쉬울 만큼 현장의 생생함이 좋다. 블루스의 매력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앨범은 이효주의 피아노와 최항석의 목소리, 코리아블루스씨어터 공간의 울림만으로 만들어진 라이브로 “Sweet My Life”가 다시 연주되며 마무리된다. 이번 커버 앨범에서 가장 온기 가득한 순간을 제공하는 피아노 버전 “Sweet My Life”는 풀 밴드 버전보다 가사 하나하나가 청자에게 섬세하게 전달된다.
[Lonely Man But Sweet Man]은 스스로도 행복을 전하는 블루스맨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최항석의 음악세계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행복한 블루스 앨범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로 이뤄진 컨트리 블루스 스타일부터 점프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멋진 피아노 소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재탄생한 한국 블루스 다시 부르기. 아마도 이 앨범을 듣게 될 다수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만족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최항석의 블루스를 만든 더 많은 관계들이 궁금해지게 되는. 앞으로 최항석이 들려줄 블루스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게 만드는 따스한 앨범과 기분 좋게 만났다. 2023.04.25. 조일동 (음악취향Y 편집장)
1. 외로운 사람들 : 이정선 원곡
2. 대답해 주오(with 이수인) /원곡 : 미미시스터즈
3. 스윗마이라이프 / 원곡 : 박주원(스윗아모르)
4. 여의도 우먼 (with 이기리) / 원곡: 김목경
5. Sometimes Blues (with 정재호) / 원곡 : Accoustic Duo
6. 만일 네가 (with 탐블루스밴드) /
7. 스윗마이라이프 / 원곡 : 박주원 (스윗아모르)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외로운사람들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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