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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Sun And Moon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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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Sun And Moon

밴드 강이 EP [Beautiful Pose For Stranger] 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 Sun And Moon " 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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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Sun And Moon 가사

어제의 너는 어둠을 밝혔었다.
사람들은 너를 보며 손을 모아.
나랑 닮은 모습을 좋아하는 거지.
널 쫓아가, 도망가, 널 찾느라 목말라.

요즘의 너는 왜 이리 메말라 가.
처음에 봤던 네가 희미해져 난.
너랑 닮은 모습을 갖춰야 하겠지.
널 쫓아가, 도망가, 널 찾느라 목말라.

다가간 만큼 멀어진 너와의 거리
아, 닿을 수 없나 봐.

제발 내 곁에 가만히 있어.
널 껴안고 마주 보고 네게 할 말이 있어.
어제까진 넌 나랑 할 말이 많이 있던데, 
어색하지. 지금의 우린 너무도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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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모두 받아들였다.
조금의 슬픈 마음도 안 들어 난.
너는 너를 위해줘. 또 그들을 위해서.
살아가. 언젠가 또 궁금해질 거야.

제발 내 곁에 가만히 있어.
널 껴안고 마주 보고 네게 할 말이 있어.
어제까진 넌 나랑 할 말이 많이 있던데, 
어색하지. 지금의 우린 너무도 달라졌네.

다가간 만큼 멀어진 너와의 거리
아, 닿을 수 없나 봐.

제발 내 곁에 가만히 있어.
널 껴안고 마주 보고 네게 할 말이 있어.
어제까진 넌 나랑 할 말이 많이 있던데, 
어색하지. 지금의 우린 너무도 달라졌네.

강-Sun And Moon 

〈나의 목마름을 기다리는 이에게〉
언젠가 꽤 가깝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문득 왜 네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동안 적잖게 나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여겼다니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 듣는 것에 치중 하거나 주변부를 맴도는 화법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였을 수도 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별말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가 좋다고 여겨왔다. 그게 오롯이 나의 탓이라기보다 결이 맞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라고 둘러대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들어오자마자 대뜸 어떻게 자신이 변화했는지 그간의 일들을 쏟아냈다. 이것은 전혀 종교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나는 그에게서 간증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무려 5년 만에 다시 만난 이에게 그토록 절절한 자기 고백을 쏟아낼 수 있다니, 그 솔직함이 새삼 부러우면서도 계기가 궁금해진다. 얼마 뒤 그가 꺼내놓은 노래를 흡사 고해성사를 받는 사제의 마음으로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스무 해 넘게 유지해 온 8할의 감성은 비슷한 듯 뭔가 다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몰라 몰라 나는 모르겠어요) 떠날게 우연한 기회에”
“(설렁 설렁 걸어가야겠어요) 다시 불려오는 일 없게”
거기엔 여전히 메마르고 목마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마치 그들이 주고받는 정신 감응처럼 또렷이 들리지 않는 목소리는 은연중에 내뱉는 속내, 그리고 말과 달랐던 행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다 들켰나 봐 아, 어렴풋한 냉정!
독일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쥐(Maus)라고 부른단다. 똥강아지처럼 애착 관계를 지칭하는 동물이 쥐라니 작고 어린 형상 덕에 보살펴 주고픈 위치를 점하고 있나 보다. 애칭은 우선 그것을 불러주는 이가 존재해야 한다. 그에겐 이상적인 어른의 역할을 전수해 줄 인물이 부재했기에 그걸 대신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 한 아이를 온전히 길러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톨스토이의 글처럼, 떠난 자리를 통해 남은 이들의 결속을 확인하게 되는 것과 같이 그는 얽혀있는 주변인의 특징을 상세히 묘사해주었다.
“날 수 없이 봐줬다는 걸 난 알아 그 위에 마음들 난 아직 못 봐요”
일련의 서사가 마무리된 시점에 암묵적인 적정선을 재보았다. 어쩌면 거기까지가 보기 좋을, 더 이상 넘어가면 서로가 불편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 것이다. 딱 여기까지ᅳ그어 놓은 지점은 어느새 파선으로 변했고 그 사이로 들어온 이방인은 하나의 군상을 이루고 있다.
그간의 공백은 여러 형태의 삶으로 채워져 있고 축약된 개인의 역사는 노랫말과 흥얼거림의 일부로 흘러나오게 되었다. 나는 이제서야 그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거리와 적절한 간격,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기다리는 자세, 이 모든 걸 갖춰야만 서로를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비록 모두와 긴밀한 사이가 될 수 없고 결과 합이 맞는 이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목마름을 느낄 때는 이미 탈수가 진행됐으므로 미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자주 메마르는 이는 그것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기에 이따금씩 돌봐주어야만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강의 첫 EP를 재생해보았다. 일관된 음성과 미묘한 흐름은 거기에서 재촉하지 않고 지긋이 여기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 어린 동생이 보고 배울 어른이 되어주기 위해 새로운 고향으로 거처를 옮긴 그는 다른 이의 이야기를 쉽사리 흘려듣지 않을 것이다.
눈이 내린 이브에 눈을 뜨자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은 배경을 다른 곳으로 바꿔놓았다. 그때 어디선가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가 슬며시 배어 나온다. 초라하게 밤을 기다리던 자세를 슬쩍 고쳐 앉고 나서야 비로소 아침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신정균 작가)

 

강-Sun And Moon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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