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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지-허밍버드, 불법의 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싱어 송은지의 솔로 데뷔작, 타이틀곡 '허밍버드'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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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지-허밍버드, 불법의 잔
‘So Goodbye’ ‘순간’ ‘사랑’ 등을 불렀던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싱어 송은지의 솔로 데뷔작장기하와 얼굴들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 정중엽의 첫 프로듀싱 작
인디씬에 포진해있는 개성 강한 뮤지션들- 김사월X김해원의 김해원과 논의 김호윤과의 돋보이는 콜라보레이션 트랙들
"삶과 죽음의 사이, 시간과 관계들로부터 길어올린 8개의 노래들"
"예전에 아담한 예술영화전용관이 있었다. 동숭동이었다. 10여 년 전쯤 이었나, 한 달 동안 뭔가에 홀린 듯이 하루에도 몇 편씩 영화를 보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나온 인생의 다른 나날들과는 꽤 동떨어진 한 달이었다. 초대를 받은 것도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쭉 혼자였으니까. 누군가 권하지도 않았고 나 또한 누구를 청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표를 보고 ‘아 오늘은 이 영화랑 이 영화가 좋겠군’하고 결정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에서 내렸다. 느긋이 걸어가서 묵묵히 영화를 보고 대기시간 동안 가만히 책을 읽다가 또 조용히 영화를 보고 소리소문없이 돌아왔다.
그러니까 10년이 지난 지금 그 시간이 의미를 가지려면 내가 적어도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그때 보았던 영화를 소재로 노래 한 두 곡은 썼어야 말이 맞는다. 둘 다 아니다. 행여 로맨틱한 만남의 첫 페이지도 없었고 새로운 일거리의 씨앗도 없었다. 아무런 아웃풋을 낳지 않은, 그저 영화를 굉장히 많이 본 한 달이었다. 끝. 그런데 송은지의 새 앨범을 들으면서 희한하게도 완전히 잊고 있었던 그 무렵이 생각났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그녀의 음악을 촉매 삼아 나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10년 전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보았던 그 영화들을 하나씩 세어나갔다. [아임 낫 데어], [누들], [굿바이], [너를 보내는 숲], [할람 포], [4개월, 3주… 그리고 2일]… 그리고 그 리스트가 끝난 곳에서 또 다른 상념에 빠져 들었다. 예술이 만들어지는 경계는 어디부터일까. 사람의 목소리는 어느 순간부터 노래로 들리는가, 무엇을 경계로 사람의 글은 시로 읽히는가. 이윽고 다시 생각은 하나의 장면으로 수렴했다. 눈 쌓인 장독대. 1층에 있던 그 영화관은 특이하게도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었는데, 대기시간에는 그곳의 커튼을 걷어놓아 객석의 사람들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비현실적인 장면이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그곳에는 장독대가 있었고 눈 오는 날에는 그 위로 눈이 소복이 쌓이기도 했다. 좀 이상한 얘기지만, 내게 송은지의 음악이 주는 이미지가 정확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관 객석에서 바라보는 창 밖의 눈 쌓인 장독대. 그러니까 거기에는 생활감이 있고(장독대), 정서와 낭만이 있으며(쌓인 눈), 예술에 대한 다분히 냉정하고 메타적인 시선(유리 벽)이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창작하는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 모두를 응시하고 있다. 그저 습관처럼 감미로운 멜로디와 고이 벼려진 단어들에 빠지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보자고, 잠깐만 감상을 유예하자고 촉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들으며 나는 그 기묘했던 한 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식의 값싼 추억담으로 치부하길 거부하면서, 통속적인 결론으로 이르려는 압력을 애써 밀쳐내면서 여전히 생각에 빠져있다." - 뮤지션(가을방학, 줄리아하트) 정바비
그러니까 10년이 지난 지금 그 시간이 의미를 가지려면 내가 적어도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그때 보았던 영화를 소재로 노래 한 두 곡은 썼어야 말이 맞는다. 둘 다 아니다. 행여 로맨틱한 만남의 첫 페이지도 없었고 새로운 일거리의 씨앗도 없었다. 아무런 아웃풋을 낳지 않은, 그저 영화를 굉장히 많이 본 한 달이었다. 끝. 그런데 송은지의 새 앨범을 들으면서 희한하게도 완전히 잊고 있었던 그 무렵이 생각났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그녀의 음악을 촉매 삼아 나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10년 전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보았던 그 영화들을 하나씩 세어나갔다. [아임 낫 데어], [누들], [굿바이], [너를 보내는 숲], [할람 포], [4개월, 3주… 그리고 2일]… 그리고 그 리스트가 끝난 곳에서 또 다른 상념에 빠져 들었다. 예술이 만들어지는 경계는 어디부터일까. 사람의 목소리는 어느 순간부터 노래로 들리는가, 무엇을 경계로 사람의 글은 시로 읽히는가. 이윽고 다시 생각은 하나의 장면으로 수렴했다. 눈 쌓인 장독대. 1층에 있던 그 영화관은 특이하게도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었는데, 대기시간에는 그곳의 커튼을 걷어놓아 객석의 사람들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비현실적인 장면이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그곳에는 장독대가 있었고 눈 오는 날에는 그 위로 눈이 소복이 쌓이기도 했다. 좀 이상한 얘기지만, 내게 송은지의 음악이 주는 이미지가 정확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관 객석에서 바라보는 창 밖의 눈 쌓인 장독대. 그러니까 거기에는 생활감이 있고(장독대), 정서와 낭만이 있으며(쌓인 눈), 예술에 대한 다분히 냉정하고 메타적인 시선(유리 벽)이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창작하는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 모두를 응시하고 있다. 그저 습관처럼 감미로운 멜로디와 고이 벼려진 단어들에 빠지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보자고, 잠깐만 감상을 유예하자고 촉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들으며 나는 그 기묘했던 한 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식의 값싼 추억담으로 치부하길 거부하면서, 통속적인 결론으로 이르려는 압력을 애써 밀쳐내면서 여전히 생각에 빠져있다." - 뮤지션(가을방학, 줄리아하트) 정바비
"잔혹한 삶,
아이러니로 가득한 세상을
송은지의 노래는
눈송이처럼 내린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간다." ? 가수 오지은
-Credits-
송은지 1집 [Songs For An Afterlife]
-Credits for each song-
1. 칸이는 밖으로 나왔어
2. 폭스파인더
3. 불법의 잔
4. 허밍버드
5. 터닝
6. 셀프 폰 프로듀서
7. 방문
8. 오래된 약속
[출처:지니뮤직]
송은지-허밍버드, 불법의 잔 [듣기/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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