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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소년-해녀 (With 김성준)
래퍼 아날로그소년이 정규 3집 앨범 [현장의 소리]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해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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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소년-해녀 (With 김성준)
아날로그소년 정규 3집 [현장의 소리]
생생한 삶의 소리를 다각적으로 표현해 왔던 래퍼 아날로그소년이 정규 3집 앨범 [현장의 소리]를 들고 왔다. 각 현장에 세심히 귀를 기울여 완성한 12개의 트랙은 그의 로망이었던 '카세트테이프'로 발매되며, 어렵게 지나온 우리의 시절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자아낸다.
[현장의 소리]는 우리와 가장 가깝지만 듣기 어려웠던, 말 그대로 현장의 소리를 담았다. 쉽지 않은 그의 행보는 첫 번째 트랙 '바보선언'을 선포하는 것으로 시작해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 '부대찌개'를 래퍼 Evo와 함께 짭짤하게 끓여낸다. 뒤를 잇는 '노점가'는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특유의 재치로 풀어내며 그가 몸담고 있는 씬의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아날로그소년 음악의 변화를 알렸던, 철거 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트랙 '우아한 거리'와 마지막 한 문장의 가사가 압권인 '건조식품'은 리마스터 되어 수록되었으며, 지난 날 그와 동료들의 철근만근 같은 하루를 그려낸 '닥트', 그리고 여러 집회 시위 현장을 함께 했던 뮤지션 김박첼라와 광장의 모습을 노래한 '집시'는 당시의 생생하지만 아이러니한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재즈 색소폰 연주자 김성준과 함께한 '해녀'는 단지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그녀들의 '물질'을 그리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우리 주변 누군가의 삶까지 확장시키는데, 바로 다음 트랙인 '어깨동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음식 '육개장'으로 짠하지만 짠할 수 없는 칼칼함을 삼키게 한 후, 그가 그동안 같이 일했던 분들에게 전하는 '고생하세요'로 앨범의 마지막 노래편지는 떠난다.
서울시 청소공무원 출신인 위재량 시인의 시를 레게 뮤지션 쿤타와 함께 재해석한 '절망도 사치스러운'은 리마스터 되어 카세트테이프에만 수록된다.
......라고 하는 뻔한 이야기를 마치고 몇 마디 덧붙일까 한다.
래퍼 아날로그소년의 정규 3집 [현장의 소리]는 공교롭게도 1989년 발매된 민중문화운동연합의 15집 음반 [현장의 소리]와 같은 이름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1987년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음지에서 현장의 소리를 담아냈던 민중가요 테이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집회와 대학, 사회과학서점 등에서 판매되던 민중가요는 이어 집회의 부속물이 아닌 독자적인 합법 공연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 후로 점점 영향력을 잃어갔다. 시위현장과 운동권 모임, 광장에서는 꾸준히 불리고 들을 수 있던 민중가요는 민주화 이후 세대들에게는 따라 부르기 어려운 '현장의 소리'가 되었다. 이따금 광장에서 만난 래퍼 아날로그소년은 또 다른 '현장의 소리'에 주목하곤 했다. 누군가는 우리 세대의 '현장의 소리'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 누군가 중에 '나도 있지 않을까'라며 고민을 털어놓으며 나지막이, 나지막이 혼잣말을 하던 그를 기억한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2012년 그의 정규 2집 앨범 [택배왔어요]가 발매 된 후부터, 2016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질 무렵까지 아날로그소년은 '현장의 소리'를 담아두고 있었다. 광장에서, 집회에서, 무대에서, 골목과 골목 사이에 가득한 소리들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몇 년이 흘러 2018년. 영화 '1987'이 흥행을 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동안 래퍼는 [현장의 소리]라는 앨범을 내놓았다. 옛적 민중가요의 모습처럼 카세트테이프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떤 이들이 이제 힙합은 '쿨'해졌다고 비아냥거릴 때 항상 광장으로 나왔던 그를 기억한다. 무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매주 광화문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 중에도 그가 있었다. 그리고 그 '현장의 소리'를 담아낸 아날로그소년의 트랙들을 두 달 동안 들어온 나는 그의 3집 [현장의 소리]가 더운 여름 땀을 흘리며 소리쳤던 우리에게, 추운 겨울 얼어붙은 손으로 촛불을 밝혔던 우리에게 작지만 큰 힘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날로그 소년-해녀 (With 김성준)[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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