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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건즈-Why Don`t You Know Me?
5인조 스카펑크 밴드 루디건즈가 7년만에 내놓은 첫 앨범 정규1집 [MW-38423]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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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건즈-Why Don`t You Know Me?
SKA와 PUNK로 듣는 이들의 답답한 머리 속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5인조 스카펑크 밴드 루디건즈(Rudyguns)의 정규1집 [MW-38423]
2012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무려 7년만에 내놓은 첫 정규 앨범
2012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무려 7년만에 내놓은 첫 정규 앨범
11개의 강한 메시지와 신나는 리듬으로 꽉 찬 트랙들의 행진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드럭, 스컹크헬, 클럽 스팟과 같은 펑크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는 아지트 격 공연장들의 역할이 컸다. 그들은 공연이 있건 없건 공연장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었고 공연 날엔 서로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관객이 되어주었다.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철학을 공유했으며 이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의 덕이었다.
홍대 라이브 씬의 태동의 단계에서 펑크록의 역할은 꽤나 중추적이었다. 크라잉넛, 노브레인을 위시한 펑크밴드들은 드럭이라는 작은 공간에 아지트를 만들어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날 것 같이 살아 숨쉬는 라이브 및 스타일에 많은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그 이후 레이지본, 럭스, 버닝햅번, 게토밤즈 등 뒤를 잇는 펑크록커들의 질주는 드럭을 거쳐 스컹크헬로 옮겨졌고 스트릿트 펑크쇼,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등 점점 더 많은 관객들과의 공감을 시도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드럭, 스컹크헬, 클럽 스팟과 같은 펑크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는 아지트 격 공연장들의 역할이 컸다. 그들은 공연이 있건 없건 공연장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었고 공연 날엔 서로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관객이 되어주었다.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철학을 공유했으며 이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의 덕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듯, 펑크록 씬에도 많은 일들이 겹치며 힘든 시기를 갖게 되었다.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공연장들의 폐업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던 클럽 스팟과 롸일락이 문을 닫고 많은 펑크 밴드들은 설 무대를 잃었다. 그 때 생겨난 공간이 망원동 384-23 클럽 샤프이고 이 앨범의 제목 [MW-38423]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 앨범의 주인공인 루디건즈는 5인조 스카펑크 밴드이다. 2012년부터 활동을 하여 현재 7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윤태양, 조기철, 나기, 이재웅, 김성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속한 레이블인 더 발리안트가 만들어지고 지속되는데에 많은 역할을 한 멤버들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소리치고, 뛰고, 마시며 공연을 해 오던 이들의 주 터전 역시 클럽 스팟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공연을 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함께 하던 그 공간이 사라지고, 새로운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되며 이들은 결국 정규1집의 타이틀마저 공간의 주소로 정하기에 이른다. 지극정성이다. 그만큼 이들에겐 소중한 공간인 것이다.
이번 앨범은 80년대말에서 90년대에 미국 서부지역에서 유행하던 스카펑크의 작법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이들이 데뷔 초기 커버했던 팀들의 리스트를 봐도 Operation Ivy, Rancid 등 그 당시의 뮤지션들인 것을 보면 주로 작곡을 하는 윤태양의 레퍼런스는 그 시기를 향해 있음이 틀림없다.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첫 트랙인 ‘Why Don't You Know Me?’ 는 이들의 가치관을 제대로 보여준다. 70년대 암울한 사회분위기에 '에라 모르겠다' 혹은 '다 뒤집어 엎어버리자' 류의 펑크록이 아닌 '남들 시선 뭐! 어차피 사는 거 미친 채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자!'의 메시지가 가사 및 멜로디에서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Verse 파트 보컬을 담당한 키보디스트 나기의 담담한 보컬 톤과 윤태양의 힘있는 코러스파트의 대비가 매력적인 곡이다. 두 번째 트랙 ‘Bomber Man’은 앞 트랙과는 다르게 반전(Anti-War)의 메시지를 담는다. 남의 나라 전쟁 시켜놓고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는 양아치들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곡이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코러스에선 Your bomb을 destory하자고 외친다. 빠른 템포의 스카리듬과 후렴에서의 스트레이트한 질주, 루디건즈의 대표적 구성이자 이들의 우상들이 활동하던 그 시절 그 때의 작법이다.
초록불꽃소년단의 보컬리스트이자 루디건즈의 기타리스트인 조기철이 작곡한 ‘Hi, Idiots!’는 초록불꽃소년단의 음악을 아는 팬들이라면 조기철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는 트랙이다. 누구나 정의로운 척하지만 옳고 그름의 정의는 절대적인 게 아니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고 존중 받아야 함을 풀어낸 메시지가 강렬하다. 루디건즈의 재미있는 점이기도 한 것이 주로 곡을 쓰는 윤태양과 이재웅, 조기철의 스타일이 각각 달라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막상 앨범으로 묶어 놓으면 위화감이 없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두 트랙 ‘Break Down’과 ‘하나, 둘’은 이재웅의 곡이다. 개인적으로 이재웅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과 곡 구성 능력을 매우 높이 사는 편이다. 펑크를 익숙하게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도 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를 만들면서도 본질을 잊지 않고 타격감을 주는 곡 구성을 만들어 내는 데에 아주 탁월하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곡들은 지난 2014년 발매 되었던 EP앨범에 수록되었던 ‘Kick It’과 ‘축배’이다. 먼저 Kick it은 Time-ticking같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비트에 스카리듬과 펑크리듬이 섞인 구성과 셔플의 느낌을 주는 베이스 리프의 반복이 인상적이다. 축배는 뒤에 이어지는 ‘What Can I Do’와 함께 루디건즈의 음악을 처음 듣거나 스카펑크를 오랜시간 들어오지 않은 리스너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피아노 소리와 함께 잔잔히 깔리는 기타 스트록에 현실적인 고단함과 다 이겨내자라는 밝은 메시지를 동시에 가진 가사가 듣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그러나 이들은 루디건즈다. 오랜 시간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다음 트랙 ‘Are You Ready?’는 이제 쉴 만큼 쉬었지? 또 뛸 준비 되었지? 라고 물어보듯 포고펑크에 가까운 빠른 리듬과 1분대 초반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으로 정신을 빼놓고 9번트랙인 ‘Fxxx The Definition’으로 넘어간다. 이 트랙은 이들이 데뷔초에 만들어 라이브에서 꾸준히 선보인 곡으로 세상에 정의(Justice)는 정의(Definition)가 아니다. 남이 정의한 정의는 필요 없다, 나만의 정의를 정의하자고 부르짖는다.
앞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What Can I Do’ 역시 이재웅의 곡이다. 이거 보시라. 이 친구 잘한다. 축배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멜로디와 현실 밀착형 가사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곡이다.
대단원의 막은 SBSK라는 전형적인 스카펑크 트랙이 맡았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저게 무엇의 약자인지 짐작했을 수도 있다. 맞다. 상욕이다.
상욕은 나쁜 것이고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상처를 입게 한다. 주로 동물에 빗대거나 상대의 부모 또는 소중한 사람 등을 언급하여 하는 모욕이기에 지양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어디 세상사가 그러하랴. 정말 상욕도 아까운 인간들이 천지에 깔려있다. 이 노래로 그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시원하게 질러봄이 어떨지.
루디건즈는 펑크밴드이다. 스카와 접목 되어 있는 펑크의 하위 장르인 스카펑크를 주로 구사하는 팀이다. 펑크를 라이프 스타일로 삼고 살아가는 이들이 항상 주창하는 DIY(Do It Yourself). 앨범 프로듀싱을 위해 각자 일을 해서 돈을 모으고, 힘 합쳐 모여 만든 공간에서 곡을 만들고 합주를 하고 공연을 하고, 카메라 렌탈샵에서 카메라를 빌려 뮤직비디오를 직접 찍고. 이건 뭐 DIY의 극이다.
이들의 손에서 7년만에 나온, 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을 품고있는 정규1집 [MW-38423].
반드시 크게 들어봐야 할 앨범이다.
루디건즈-Why Don't You Know Me? [뮤비/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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