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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지일-세계의 말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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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세계의 말

싱어송라이터 ‘지일’이 록 음악에서 몽환적 색채를 덧입힌 “세계의 말”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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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세계의 말 가사

바람이 좀 불어와
알 수 없는 냄새로
세계의 긴 암호는
기록되겠지

도시는 또 흘러가
강의 배설을 따라서
기이한 몸짓으로
저항하겠지

해는 점점 물러나
별의 괴성에 놀라
멸망을 토하고는
사라지겠지

지일-세계의 말

싱어송라이터 ‘지일’이 반 년만에 더욱 성숙한 음악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처음으로 제작을 전담한 싱글 “퇴폐”에서 일렉트로닉 콘셉트로 과감히 밴드 체제를 탈피하나 싶었던 그가 원래 하고자 했던 밴드 체제의 록 음악에서 몽환적 색채를 덧입힌 “세계의 말”로 돌아온 것이다.

어찌 보면 싱글 4집, ‘환상에게’에서 추구했던 음악적 의향과 그 방향이 같다고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4집 작업 당시에 음악적 의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을 고려한다면 이번 음반의 완성도가 더 뛰어나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세계의 말”은 일반적이지 않은 코드가 다소 사용되었으나 다양한 악기나 현란한 연주가 전혀 활용되지 않은, 어찌 보면 무척 심플한 곡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백킹(Backing) 기타와 이펙터(Effector)만으로도 획기적인 음악의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코러스(Chorus)에서 증폭 장치를 거친 일렉기타의 웅장함과 몽환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운드의 충돌과 왜곡을 일부 감안하는 음향적인 모험도 과감히 실행했다.
그러나 잡설을 더하자면, 이같은 실험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보컬이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대중음악계의 보편적인 음향 스타일은 종종 곡을 망가트릴 뿐만 아니라 가수 위주의 음악계를 건설하는, 거시적인 시점에서 대중음악계를 무너트리는 폐단이라는 게 지일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번 6집에서는 ‘세계의 말’이라는 다소 어두운 테마를 다뤘는데 이전의 소개문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지일은 가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것에 대해 썩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아니, 실은 반감을 표한다고 해야 옳겠다.
그는 대학 시절, 문학을 전공한 경력 탓인지 타 뮤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사에 신중함을 보일뿐더러 완성된 가사에 대해서도 좀체 뜻풀이하려 들지 않는다.
산문체의 글도 매한가지이지만 유달리 운문체는 작가가 규정지으면 안된다는 고집 있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감상자로서 개인의 생각으로서 가사가 다양하게 해석되도록 여지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침묵을 내세우는 그의 철학에는 예술가들의 권위와 가치를 우수하게 여기면서도 보존하려는 남다른 지혜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지일은 Single 단위가 아닌 EP 앨범도 계획 중에 있다.
음악적으로 완전히 독립한 만큼 앞으로는 하고 싶은 밴드 체제의 음악, 실험적인 음악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음악계의 흐름에 맞서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지일에게 심심한 박수를 보낸다.


지일-세계의 말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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