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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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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바로듣기

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가사

흔들리다 문득 꿈이란 걸 알고는
방구석 깊숙한 곳 절묘한 각도의 눈빛에 눈 뜬다
여신의 손을 잡고 날 비웃는 사람들에게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안준우프로젝트 [200701]
1. A가 상대동의 본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호탄동의 작은 원룸에서 홀로 월세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이었다.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던 A는 불현듯 슬퍼졌다.



인간의 신체 중, 성대의 노화가 가장 늦게 온다는 말을 들었었다. 외모는 늙더라도 목소리는 오랫동안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엄마의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았다. 더 이상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노년의 느낌이 목소리에 묻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2. 작년 진주남강유등축제 무대에 섰을 때다. 세 곡을 연주했는데, 첫 곡이 '준우 엄마'였다. 그리고 객석에는 마침 그 '준우 엄마'가 앉아 있었다. A는 몇 소절 부르지 않아 울컥 올라오는 울음에 목이 메었고, 목소리는 가라앉고 말았다. 급히 몸을 돌려 눈물은 보이지 않고 첫 곡을 겨우 마쳤으나, 이후 이어진 두 곡에선 가라앉은 목소리 탓에 음정이 아예 안 맞을 수밖에 없었다.
공연이 끝난 후, 드럼을 쳤던 B가 A에게 실망 섞인 푸념을 내놓았다.
"에이, 노래가 그게 뭐예요!"

3. 음악인이자 음반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B는 예민하고 섬세한 친구다.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음악인들의 앨범 제작에 관여하며, '슬기로운 음악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12년째 연애를 못 하고 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주변인들의 연민을 자아내는 한편 그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4. B는 연애와 결혼 예찬론자다. A는 B와 달리 연애와 결혼은 어려운 것이라는 점에 확고한 입장이지만, B의 결혼 예찬론 앞에선 침묵할 수밖에 없다. B가 연애와 결혼을 이야기할 때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은 '꿈꾸는 소년'의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런 그의 꿈과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5. B는 연애와 결혼이라는 화제 앞에선 한없이 따뜻하고 긍정적이지만, 음악이나 공연 이야기가 나오면 냉정하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바뀐다. 창작곡 없이 '남의 노래'만 연주하는 사람들이 화두에 오르고 타인들의 찬사를 받을 때, 혹은 그들이 공연이나 행사에서 거액의 출연료를 받아간다는 따위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가차없이 일침을 가한다.
"그러면 뭐해요? 남의 노래나 부르고 다니는데."

6. B가 A를 칭찬하는 일이 잦아졌다. A는 기쁘고도 낯설다. B는 A에게 "양념과 조미료는 부족하지만, 원재료는 우수하다. 원재료가 부실하면서 양념과 조미료만 화려한 사람들보다 낫다."라고 칭찬했다. 평생 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는, 게다가 음악과 공연 앞에선 까다롭고 예민한 B에게서 이런 칭찬을 듣는 일이란, 초등학생 시절 수업 시간에 발표 잘했다고 담임 선생님께서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만큼이나 들뜨고 설레는 것이라고 A는 생각한다.

7. '버킷 리스트'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B가 A에게 물었다.
"형의 인생 '버킷 리스트'는 뭐예요?"
A가 B에게 대답했다.
"나는 이미 '밴드환절기'와 '안준우프로젝트'를 통해 '버킷 리스트'를 모두 이루었어요."

8. 코로나 여파로 일거리가 줄어 걱정이 많던 B는 다행히도 이런저런 일감을 맞이하고 있다. 가게 월세도 내지 못할까 걱정이 많던 A도 생각보다 많이 찾아주는 손님들 덕분에 한숨 돌리고 있다.
2020년 7월 1일. 이제 앞으로의 시간은 '여신의 손을 잡고 랄랄라'만 외치면 될 일이다.

안준우프로젝트-그냥 랄랄라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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