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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Purple Hawaiian Shirts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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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Purple Hawaiian Shirts

트리오 후하가 디지털 싱글 " Purple Hawaiian Shirts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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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Purple Hawaiian Shirts 가사

I've been waiting for the warm blue sea
I’m going to buy Hawaiian shirts

Let’s pause for this summer to pass

I’m running into the bluest sea
I’m wearing purple Hawaiian shirts

Let’s pause for this summer to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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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summer and sweet ice cream, sea 

My favorite shirts
Purple Hawaiian shirts

purple purple inside your eyes
purple purple in this midsummer

purple purple inside your eyes
purple purple I want to be your summer

The moment of our summer and sea 

My favorite shirts
Purple Hawaiian shirts

후하-Purple Hawaiian Shirts 

1년 내내 여름을 기다리는 것만 같은 사람들
인디팝 트리오 후하의 2022 여름 싱글 《Purple Hawaiian Shirts》

 


겨울에도 가을에도 봄에도, 1년 내내 여름을 기다리는 것만 같은 사람들이 있다. 관점에 따라선 어쩜 저리 여름만 바라보고 사나, 싶을 수도 있지만 실은 방향만 다르지 유사한 경우는 많다.

이를테면 1년에 한 번은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야 한다거나, 돌연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고 3개월쯤 읽고 싶던 책만 실컷 읽는다거나, 보다 작게는 잠들기 전에 꼭 맥주 한 캔씩 마신다거나 하는 것들. 누군가에겐 소모적인 행동에 불과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일상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또는 살아가는 이유. 세속과는 조금 다른 노선의 삶인 탓에 풍족하진 않으나,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눈빛은 조금 다르다. 맑은 빛이 맴돈달까. 후하에게서도 이따금씩 보이는 그런 빛.

실은 1년만 기다린 것도 아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 함께 작업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후하는 줄곧 “여름에는 후하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2020년 가을에는 《Fall》을, 2021년 봄에는 《Spring》을 냈다. "여름에는 후하지!"라는 그 말대로 2022년의 여름에는 ‘Summer’라는 제목의 앨범이 등장할 차례였다. 쌓인 스케치가 많았다. 매혹적인 조각들을 우리는 많이 모아두었다. 하지만 이 조각들을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세공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후하의 장점 중 하나는, 자연의 순리를 잘 따르며, 억지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섭리에 따르면 여름이 다시 오는 데는 1년이 걸린다. 그러면 1년 더 준비하지 뭐, 하면서 계획을 몽땅 연기하기로 했다. 마음에 꼭 드는 음악을 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2022년 여름을 그냥 보내긴 조금 아깝잖아. 그렇다면 1년 후에 등장할 'Summer'의 너무 이른 티저라면 어떨까. 바로 《Purple Hawaiian Shirts》. (앨범 연기는 아쉬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복된 일인가. 내년에도 후하의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후하에게 여름은 어떤 이미지일까. 물어본 적은 없지만 예측건대 성진영은 해변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지고는 해변 근처의 카페에서 미도리 샤워 한잔 마시는, 이환희는 기르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이미지를 상상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Purple Hawaiian Shirts〉은 새삼 놀라운 구석이 있다. 후하가 상상할 법한 여름의 이미지들, 그리고 리스너들이 저마다 제각각 상상할 여름의 모든 이미지들, 그리고 파랗고 노랗고 싱그러운 색채들이 마술처럼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멜랑콜리하지만 유머러스한 인트로 〈Hawaii〉까지, 단 두 트랙이 수록된 싱글이지만 선명하게 부서지는 파도 같은 사운드가 귀를 낚아챈다.

언젠가 후하의 지고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BGM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 처음에는, 이렇게 열심히 작업하고선 겨우 BGM으로나 소비되는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야? 하면서 혼자 삐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말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1년 내내 여름을 기다리는 것만 같은 사람들, 맑은 눈빛을 가진 친구들이 여기에 있다. 공연 때마다 수줍게 말하듯, “안녕하세요, 후하입니다.”

― 단편선(프로듀서)

 

후하-Purple Hawaiian Shirts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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