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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JAE (우재)-이사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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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JAE (우재)-이사

우재 (WOOJAE)가 디지털 싱글앨범 " 이사 "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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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JAE (우재)-이사 가사

어느새 추억이 돼버린 어제의 이야기
매일 아침 지겹도록 마주 보던 식탁 위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기나긴 시간이
바뀌지 않은 표정들 속에서 영원하길
난 원체 버리는 걸 잘 못해
다 헤진 인형 하나 조차도
사람이라는 게 진짜 변하긴 해
시원하게 버린 수많은 옷들
이십 년을 살아온 집 속에 쌓여버린 짐만큼
크지 않은 키가 우습다 생각해
마지막 걸음을 떼
복잡한 지하 주차장
조금 좁아진 것 같은 내 방
하지만 창문이라는게 생겼어
침대맡 야경이 그럴듯해 보여
동생에게 오는 전화
올해 안에는 못 올 거 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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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방에 옷을 거는 엄마
뭔가를 옮기자는 아빠
햐안 천장 밑에 또 다른 예쁜 세상을 만들어 가자
커진 소파에 누워 같은 잔소리를 반복해 대면서 말야
엄마 아빠 평생 나와 지겹도록 행복하자
지겹도록 행복하자
사실은 뭣도 없는 흔한 이야기
낡은 피아노 위
먼지처럼 하찮게 쌓인 기억들을 찾아가
떨어질 줄 알았던 대학 얼싸안고 울었던 엄마
동생의 첫 번째 휴가 고양이들과 잠에 들던 밤
감정들은 희미해졌어
점점 외로움에 익숙해져
삶에 치여 결국 저녁까지
아무것도 못 먹은 채로 집에 가는 중에
아빠한테 오는 전화
어여와서 술이나 한잔하재
소심한 과속을 해
지루한 이야기
슬플 게 없는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
햐안 천장 밑에 또 다른 예쁜 세상을 만들어 가자
커진 소파에 누워 같은 잔소리를 반복해 대면서 말야
엄마 아빠 평생 나와 지겹도록 행복하자
어느새 추억이 돼버린 어제의 이야기
매일 아침 지겹도록 마주 보던 식탁 위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기나긴 시간이
바뀌지 않은 표정들 속에서 영원하길

WOOJAE (우재)-이사

몇 년 전,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이 집으로 이사 오던 때에 썼던 노래예요. 기억이 남아있는 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동네를 떠나는 기분이라는 게 참 묘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슬픈 건 또 아니었습니다.

 


새 집은 주차도 훨씬 편하고 주변에 먹을 데도 많았거든요. 이사를 온 직후 일주일 넘게 겁 많은 둘째 고양이가 제 방 침대 밑에서 나오지 않았던 게 생각나요. 비교적 숫기가 있었던 첫째 고양이랑 같이 방바닥에 엎드려 어두운 틈 사이로 둘째의 생사를 확인하곤 했었죠.

또 한 번의 이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저희 가족은 많은 것이 변한만큼 또 많은 것이 여전한 것 같습니다.부모님은 여전히 건강하시며 술을 좋아하시고, 사관학교 생도였던 동생은 어느새 졸업해 진짜 직업 군인이 되었네요.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은 손에 꼽지만 여전히 모이면 맛있는 걸 먹습니다. 대신 소맥을 마는 날보단 와인을 따는 날이 많아졌어요. 고양이 두 마리는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답니다. 곧 이사 갈 새 집은 더 넓어서 놀데도, 숨을 데도 많고 재밌었을 텐데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요.

다행히도 저는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노래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저는 그새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이제는 정규 앨범까지 준비하고 있네요.


그중에 하필 이런 지루한 개인사를 골라 미리 들려드리는 건, 보고 싶은 기억을 조금이라도 빨리 꺼내 놓고 싶은 제 성급한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이사와 함께 저도 나와서 살 예정이라, 같은 천장 아래서 지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 얼굴을 못 본지 좀 된 동생, 그리고 햇빛이 잘 드는 저 세상 어딘가에서 뛰어놀고 있을 저희 고양이들에게 이 노래를 전합니다.

 

WOOJAE (우재)-이사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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