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NS (제이앤에스)-Witch Hunt
JNS (제이엔에스)가 첫 번째 정규앨범 ’Miasma (미아즈마)’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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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NS (제이앤에스)-Witch Hunt
JNS (제이엔에스)의 첫 번째 정규앨범
’Miasma (미아즈마)’ 발매, 전 세계가 불쾌한 공기로 뒤덮인 2020년을 보내며 느낀 감정들을 담아낸 앨범.
댄스 음악 프로듀서의 정규 음반을 즐겨 찾지 않는다. 정확히는 정규 음반의 정규란 말이 ‘Full Length’ 이상의 의미가 아니기를 바랄 때가 잦다. 정돈되고 다듬어진, 의도와 기승전결이 확실한 음반은 클럽 밖에도 많다. 잘 짜인 것만큼이나 거친 것의 미덕이 환영받는 곳, 완성도의 의미를 다소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댄스 음악계라 믿는다. 애초에 그렇게 탄생한 음악에서 기성의 매끈함을 요구하는 일이야말로 무의미하다.
허니 배저, 벌꿀오소리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 간다. 이상한 짐승이다. JNS는 벌꿀오소리의 뚝심을 닮은 허니배저레코즈를 세우고 이끌어왔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을 자기 멋대로 자연스럽다는 표현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JNS와 허니배저레코즈의 뚝심은 한곳에 머무르는 근성보다 앞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에 가깝다. 한국이 댄스 음악의 불모지라 말하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지만, 적어도 허니배저레코즈처럼 꾸준히 동시대를 겨냥하는 음반을 내놓은 레이블은 드물었다.
〈Miasma〉는 JNS의 첫 정규 음반이다. 정규로서 규정과 규범을 지키기보다 규범을 세웠다. 늘 자연스럽게 해온 일이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의도는 멀리서도 잘 보이지만, 의지는 묻거나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니까. 이를테면 JNS의 여러 전작과 〈Miasma〉 사이엔 공통점보다 차이와 변화가 훨씬 두드러진다. 다만 지금의 음악, 동시대성이라는 목표에 대해서라면 결코 양보하지 않는 그의 행보가 되레 그런 변화를 눈치 못 채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하는 보호색처럼 너무 위화감이 없어서. 언제나 오늘 당장 클럽에서 틀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왔기에, 그리고 늘 거기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밀림의 우두머리가 아닌 척박한 사막과 구릉의 강자로서, JNS는 여느 때처럼 전진하는 정규 음반을 만들었다. 디스코그래피의 관점에서도, 음악적 측면에서도 그렇다. 한 바퀴 경력의 되새김이나 팔방미인 모음집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전시하기보다 쏟아냈다. 기승전결이 존재하지만, 그 고저는 음반의 구성이라기보다 하룻밤의 셋 리스트에 가깝게 들린다. 훌륭한 디제이 셋처럼 능숙하게 조절된 에너지 레벨에 몸을 맡기는 흥분이 있다. 이것은 테크노인가 브레이크 비트인가, 여느 정규 음반처럼 IDM도 한 곡 넣었구나(그런 노랜 없다) 구별하기보다 덩어리로서 강약강약, 40여 분 가량의 여정을 즐기게 된다.
처음 실전 투입된 모듈러 신시사이저와 하드웨어 드럼머신을 비롯해 전작 대비 더 많은 하드웨어 악기가 쓰였고, 그의 말에 따르자면 “평소 에디팅이 어려워 손이 덜 가던” 악기의 사운드도 다수 포함됐다. 유독 직선적 리드가 돋보이고, 변주보다 반복을 자주 썼다. “바이닐에서 브레이크 샘플을 딴 뒤 샘플러에 넣고 그걸 에디팅해 12비트 사운드로 다시 뽑은 브레이크를 곳곳에 묻듯 숨겨뒀다”는 정성은 몰라도 되고 알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의도를 내세우기 위한 장치가 아닌 오늘을 위한 의지라는 것이다. JNS가 내내 바라보고, 발맞춰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바로 그 오늘 말이다.
웰메이드라는, 훈장인 동시에 어떤 한계가 되기도 하는 지점을 보기 좋게 격파하고 〈Miasma〉가 나왔다. 불쾌한 공기라는, 무척 적절한 이름이다. 몰아치는 1번과 2번 트랙, ’Miasma’와 ‘Witch Hunt’로부터 이미 어두운 밤은 확실히 시작됐다. 두 번의 보일러룸, 셀 수 없이 많은 레이블 파티와 발매작으로 JNS와 허니배저레코즈는 이미 서울의 밤을 풍요롭게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것은 가장 벌꿀오소리다운 음반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부정적 감정이 담기긴 했지만 반대로 음악을 너무 어둡게 만들진 않으려 노력했다”는 JNS가 무대에 서는,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10리 밖까지 퍼져 나갈 웨어하우스 파티를 기다린다. “너무 쾌적하면 놀 맛이 안 난다 해야 하나. 딱 적당한 온도를 만드는 디제이의 역할이 크죠.” 언제가 될진 알 수 없지만, 그 말처럼 불쾌한 공기를 마시며.
글/ 유지성(프리랜스 에디터,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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