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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유 & Jflow & HYPNOSIS THERAPY-Ohm [연주/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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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유 & Jflow & HYPNOSIS THERAPY-Ohm

짱유 & Jflow & HYPNOSIS THERAPY가 EP [DANCE THERAPY]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 Ohm " 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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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유 & Jflow & HYPNOSIS THERAPY-Ohm

힙합 덜어내고 테크노 늘리고. 예전에 한 음악 선정 회의에 참여했을 때 힙노시스 테라피의 장르를 무엇으로 봐야 할지 잠시 토론이 오간 적 있다. 힙합으로 봐도 맞고 일렉트로닉으로 봐도 맞기 때문이다.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역시 장르 구분은 어렵다며 웃고 넘어갔다. 그룹 스스로는 “전자 음악과 힙합 음악의 중간의 경계"라고 묘사한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음악 관계자들 중 이번 EP를 힙합으로 분류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랩 보컬이 빠진 인스트루멘탈로만 구성되었고, 비트 역시 브레이크비트를 아울렀던 전작과 달리 오로지 테크노와 하우스의 '포 온 더 플로어' 비트만 사용했다.

HYPNOSIS

제이플로우와 짱유는 원래 힙합으로 시작했지만 이번 EP에서 그들의 뿌리인 힙합을 완전히 덜어냈다. 케잌샵이나 소프처럼 힙합이 하이브리드된 클럽에서 나올 법한 음악이 아니라 파우스트나 베톤 부르처럼 테크노가 중심인 클럽에서 나올 법한 음악들이다. 테크노 디제이의 앨범을 듣는 것 같다. 

이런 변화는 그룹의 디제잉 경험이 계기였다고 한다. 디제잉은 여러 트랙을 하나로 이어 일관된 혹은 다이내믹한 흐름을 만드는 공연이다. 장르적 공통점이 뚜렷할수록 그 셋의 일관적 드라마는 더욱 공고해진다. 테크노, 애시드 등을 좋아했던 두 사람은 디제이로서 준비해 간 트랙들과 힙노시스 테라피의 곡들이 좀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디제이로서의 취향과 프로듀서로서의 취향이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되돌릴 수 없는 변화는 아닐 것이다. 그룹은 언제든 다시 랩도 하고 힙합 비트도 넣을 수 있다. 이번 EP가 클럽 디제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면 라이브 무대에선 랩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확장된 가능성을 위해 경계를 부순 작품으로 봐야 할 것이다. 장르를 좁혔지만 운신의 폭은 넓어졌다. 

댄스 테라피, 보깅 댄스, 덥, 애시드 등 댄스 컬처의 다양한 영향을 흡수

EP를 여는 첫 곡 'Close Eyes'에서 곧바로 이전과 달라진 새로운 힙노시스 테라피를 만날 수 있다. 테크노다. 베이스 드럼을 한 마디에 4개씩 정직하게 꽂는 '포 온 더 플로어' 리듬, 타악기처럼 한 음만 반복하는 심플한 베이스, 신스와 샘플을 활용한 리듬 훅 위주의 편곡까지, 테크노의 특징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한국에선 아직 드문 '댄스 테라피' 세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테라피' 하면 앰비언트 등 정적인 이미지를 보통 떠올리지만 댄스 테라피는 몸을 움직이며 느끼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번 EP의 컨셉 중 하나가 다같이 춤을 추며 치유받는 것이라고 한다. 

'Signal'은 덥(Dub) 테크노의 특징이 발견되는 곡이다. 덥 테크노란 딜레이나 에코의 메아리 효과를 극단적으로 강조해 몽롱하면서도 그루비한 잔향들이 부유하는 테크노 장르다. 'Signal'에서 덥 테크노 특유의 푹 찔렀다 메아리치는 스탭(Stab) 코드가 발견된다. 앨범 전반의 여백 많은 편곡과 칠한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번 EP는 전체적으로 몽롱한 사운드에 초점을 두고 있다. 'Signal'은 성소수자들의 스트릿 댄스인 보깅 댄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Ohm'은 애시드(Acid) 사운드를 활용한 곡이다. 애시드란 롤랜드 TB-303 신디사이저에서 나오는 특유의 소리로, 1980년대 애시드 하우스의 탄생과 함께 대중화되어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는 고전 음색이다. 그룹은 디제잉할 때 애시드 사운드가 포함된 트랙들을 자주 틀었다고 한다. 이후에 발표될 정규 앨범에도 애시드 사운드가 자주 사용될 예정이라 한다. 

이번 EP를 통해 힙노시스 테라피는 자신들이 '1 MC 1 Producer' 체제가 아닌 '2 Producer' 체제를 병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좀 더 본격적인 하우스/테크노 그룹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힙합과 클럽 디제이 사이를 더욱 자유롭게 오갈 확장을 시도했다. 얼마 뒤 나온다고 하는 정규 앨범에서 이번 변화는 뒤집힐 수도 있다. 통상 정규가 더 본격적인 승부처라는 점에서 랩, 힙합, 테크노 등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래퍼 콜라보라는 드문 퓨전에 이어 본격적인 테크노 그룹으로도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에서 이번 EP는 힙노시스 테라피의 정체성을 살피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이 염두에 두고 있을 큰 그림이 서서히 보이는 듯하다. 

음악 저널리스트 이대화 

 

짱유, Jflow, HYPNOSIS THERAPY-Ohm [연주/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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