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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정형근[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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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깔끔하게 가자

뮤지션 정형근이 신곡 " 깔끔하게 가자 "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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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깔끔하게 가자  가사

질질 짜지마 재수 없다
다 지나갈 거야 다 털구 가
난 조금씩 철들고 있어
세상에 빛나는 게 
다 금이 아니란 것을 알았어 
돌아보지 마 
개처럼 일해서 식구 돌보았잖나
손주 녀석들을  봐 
웃으며 노래하고 춤추며 뛰놀잖나 
푸른 하늘을 봐 난 자유다
더 이상 술친구 안 만든다
이제 후배들 차비 주고 걸어오지 않는다 
18번 노래방 지옥 같은 술 약속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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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짜지마 깔끔하게 가자
두 번은 없어 연습도 없어 인생은
남아 있는 사람 힘들게 하지 마라 
이렇게 떠나도 아파하지 마 속상해하지 마
내가 개털 되서 개뿔도 없어도
건방진 놈 아니꼬운 놈들 만나면 
당장 꺼져 내 앞에서
나 안 죽었다 아직 심장이 펄펄 끓는다
어둡고 차가운 땅속으로 들어갈 거야
죽어도 체력이 필요해 땅속에서 견디려면
깔끔하게 가자
사랑은 미완성으로 남기고 가자
그래야 영원하니까
후회하지 마 깔끔하게 가자

정형근-깔끔하게 가자

뮤지션 정형근의 노래를 들은 지도 이제 25년이 되어간다. 한 뮤지션의 역사를 천천히 같이 해보는 일도 귀한 경험이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 세월이 너무 빨랐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뮤지션의 일상이 노래가 되는 건 너무 당연하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포크 뮤지션 정밀아의 노랫말 역시 소소한 일상일 뿐이다. 오래전 밥 딜런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읊조리는 것이 가장 큰 힘이며 매력이 아닐까. 정형근의 음악에서도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셨나 하는 궁금증이 내가 그의 노래를 듣기 전에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긴 시간, 한결같이 자신과 가족의 삶을 거칠고 솔직한 언어로 던져왔던 정형근이 새로운 싱글을 발매했다. 〈깔끔하게 가자〉 제목만 보면 너무 비장하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관조와 깨달음이 있다. 역시 그의 노래답다.

이번 곡은 최근 그가 겪은 자신과 친동생의 이야기다. 그리고 조금 멀리서 보면 나이 들어가는 많은 평범한 남자들의 자화상이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리고 더 절절하거나 마음 아프진 않을 수 있지만, 그 나이쯤을 향해가는 사람들에겐 내 이야기라는 공감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그러한지는 노랫말 자체로도 충분히 느껴지지만, 여기에 그가 내게 보내온 글을 덧붙이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좋은 설명이 될 것 같다. 일종의, 곡이 생겨난 모티브인데 가사만큼이나 솔직하면서도 가슴을 울린다. 나이 드는 게 자랑도 부끄러움도 아닌 흘러가는 그 무엇이겠지만, 젊고 힘 있던 시절이 있었던 우리 모두에겐 그것들이 사라진, 늙어 가는 그 어딘가에서의 자각은 분명 서글프고 동시에 힘이 드는 일이기에, 적어도 자신은 스스로를 응원해야 한다. 그래야 견디며 갈 수 있으니. 형님 파이팅입니다! 저도 따라가는 중입니다.


〈얼마 전 캐나다로 이민간 동생이 문자가 왔다.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개처럼 일했는데 코로나 땜에 강제로 쉬고 있다” 고. 이 노래는 “개처럼 일했는데” 여기에서 출발했다. 우리 세대는 막무가내식으로, 헝그리정신으로 살아왔다. 무식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존심과 권위의식은 무척 강하다. 나이 먹고 강제로 쉬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더 늙어 가는 것 같다. 전에는 가족들에게도 잔소리도 하고 했지만 이젠 가족들과 눈이 마주치면 잔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현실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그래서 말 한마디 하면 다 틀린 거 같다. 웃음도 안 나온다는 얘기지 그래서 가뜩이나 조용한 가정에 조용히 지내는 게 미덕인 것 같다. 동창회 나가면 좀 잘사는 애들 옆에 많은 사람이 있다. 열심히 일하고 은퇴한 친구들은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노래는 나를 지켜가려는 노래이다, 젊은이들에게 우리세대를 이해해 달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힘을 잃지 않고, 점점 굳어가는 몸과 생각들을 미친 듯이 풀고 싶다. 고단하게 살아온 우리들. 이제라도 고정관념을 깬 자유로운 몸이 됐으면 한다. 인생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려면 자유를 깨달아야 한다. 이 나이까지 살아왔다면 그냥 백전노장이다.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해도. 죽으러 가는 놈들이 몸을 낮출 필요가 있을까? 자유롭게 살자 시간이 얼마 없다.

ps. “질질짜지마” 라는 표현에 대하여 말하자면, 나이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나와서 남자들이 눈물이 많아진다는데 나도 그렇다. 울려고 준비한 것처럼 눈물이 나온다. 왜 사는지조차 모르게 습관적으로 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현실이 신비해서 적응하기 어렵다. 중간중간 누가 자막을 띠워 줘야 하는데... 노인을 위한 자막은 없다.〉

아리랑 라디오 PD 고민석

 

정형근-깔끔하게 가자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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