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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4월 동백 [뮤비/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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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4월 동백

가수 안치환이 올해 70주년을 맞는 제주 4.3 사건을 기념하며 신곡 ‘4월 동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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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4월 동백

잠들지 않는 남도 그리고 4월동백
1987년 4월 중순 정도 되었을 것이다. 캠퍼스에 진달래가 흐드러지던 때.



나는 다니던 대학의 노래패와 좀 더 전문적 음악활동을 지향하는 ‘새벽’이라는 노래운동 팀에서 활동 중이었다.
어느 날 써클룸에 가보니 선배가 내게 책을 내밀었다. 이 산하의 [한라산] 그 해 오월 대동제 노래극 주제가 제주도 4.3항쟁이며 책을 읽고 주제곡을 만들라는 지시였다.

제주도 4.3항쟁이라…. 낯선 용어였고 어두운 이미지로 다가왔다.

한라산을 읽었고 노래를 생각했다. 가본 적 없는 우리나라 섬, 그 유명한 관광지에서 40여년 전에 벌어졌던 끔찍하고 참혹한 일들은 광주 5월의 참상과 겹쳐졌다. 무엇보다 그들은 슬프고 두렵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 섬에서.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이렇게 나는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고 잠들지 않는 남도는 완성되고 공연에서 발표되고 알려졌다.

그 후 3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매 년 4.3이 다가오면 4.3의 역사적 재조명을 원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울려 퍼졌고 권력자에 따라 부침이 있었지만 치유의 역사도 함께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 때마다 잠들지 않는 남도가 떠올랐고 가끔 나는 그 노래의 원작자로서의 긍지를 느끼기도 한 것 같다.

올 해는 정권이 바뀌고 4.3 70년이 되는 해라 유족회나 제주도민의 기대가 크고 미리 여러 준비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 나는 제주 4.3기행 프로그램의 한 부분의 촬영을 위해 제주 대정지역을 걸었다. 오후 들어 비가 오기 시작했고 바람은 굳세게 일었다. 스텝들과 나는 힘들어했으나 함께 동행하신 80대의 노인은 달랐다. 당신이 중학생이던 때 11명의 친척형제 중 9명이 학살된 아픔을 안고 살아 오신 그 분은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그 죽음의 현장들을 생생하게 증언하셨고 나는 미안해졌다. 
나의 태도가…
 
추상적 이미지로만 각인되어있던 4.3이 구체적으로 다가왔고 잠들지 않는 남도에 안주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날씨가 허락치 않아 서둘러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그 분께 문자를 드렸다.
"양선생님, 오늘 궂은 날이지만 선생님의 대정의 역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끼며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 제주 4.3과 대정의 역사가 올바로 서기를 기원합니다!"

양선생님의 답글.
"제주도 넓은 들에 바람소리 굳세이니…., 이 말은 제1훈련소가 첫 줄입니다. 나는 평소에 접하는 바람이었으나 안선생께서는 참으로 고생했어요. 이 번의 체험으로 노래 하나 만들어 보시구려.."

다시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는 다시 제주에 가야하고 또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러야 한다. 
뮤지션의 자존심이 발동한다. 
다시 4.3을 노래하자!
천천히 눈을 감고 이 번에 함께 했던 이미지를 떠올린다.. 
노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다시 4.3을 노래하자!!

그래서, 이 노래가 태어났다.  4월동백!

4월에는 동백이 피지는 않는다지만,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지다" 시리즈와 4.3을 노래해 온 제주토박이 뮤지션 최상돈씨의 "애기 동백꽃의 노래"를 통해 이미 4.3의 상징적인 꽃이 된 동백을 떠올렸다.
그리고, 촬영 중에 가까이 접하게 된 제주의 자연과 슬픈 증언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되새겼다.
점점 희미하게 잊혀져 가는 4.3을 똑바로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30년만에 4.3을 다시 노래합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과 영감을 북돋아 주신 
대정의 양신하 선생님과 제주 다큐촬영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Credit

작사: 안치환
작곡: 안치환 
드럼: 박달준

 

 안치환-4월 동백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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