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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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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바로듣기

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가사

멀리 흘러버린 여긴
똑같은 사람들로 가득해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내가 더 반짝인다고 말해

빛을 잃어버린 은조각들은
겨우 회색의 돌이 되겠지

이곳은 아름답지 않아
모두가 모두를 걷어차고 있잖아
이곳은 빛이 나지 않아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고 있잖아

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소소한 일상과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싱어송라이터 ‘최승아’, 따뜻한 음색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보컬리스트 ‘박지현’,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독창적인 스타일로 그려내는 작가 ‘이동구’, 무심한 듯 감성을 자극하며 작사가로 거듭난 ‘정세현’. 이들 네 명이 모여 색다른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이동구 작가의 ‘은빛도시’라는 작은 끄적임에서 비롯된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네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 ‘은빛도시’라는 주제로 글을 쓴 것이다. 이 글들을 엮어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라이브 페인팅을 진행했다.

〈각자의 말-최승아〉
‘은빛도시’라는 주제를 처음 들었을 때, ‘동화된 외로움’이라는 단어와 함께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낯선 사람이 떠올랐다. 그렇게 노래의 앞부분이 만들어졌다.



‘멀리 흘러버린 여긴, 똑같은 사람들만 가득해’. 후반부에 가서, 그 낯선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동화되어 더는 낯선 사람이 아니게 되고 만다.


이 곡에서 사람들의 발자국과 소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볼륨으로 나온다. 처음엔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 상황에 섞여들게 되고, 그 사실을 다시 알아챘을 땐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있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우리 네 명이 같은 주제로 각자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는 재밋거리이다.

〈각자의 말-이동구〉
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되었던 기존 은빛도시라는 작품은 숨 막히는 현실을 피해 자신만의 망상 속에 숨는 한 아이의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받은 영감이 노래로 불리고 그 노래를 다시 그려내면서 반짝이는 은빛도시는 사실 회색빛에 자신의 바람을 씌운 환상도시임을 깨달았다. 어디에도 은빛도시는 없으며 모두가 자신의 환상 속에 가지고 있는 환상도시. 그 환상도시에 갇혀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 아이는 결국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며 어른이라 불리는 존재가 된다.

후에 다시 그려진 은빛도시는 은빛보다 회색빛에 가깝다. 스노우 볼 형태의 이 도시는 각자의 앞사람을 재촉하지만 결국 되돌아와야 하기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점점 빛을 잃어간다. 도시 안에서는 자신의 반짝임을 창밖으로 버리며 점점 현실을 인정하는 아이가 보이고 그렇게 모두 어른이 되어간다. 누구도 흔들어 주지 않아 바닥에만 은빛이 쌓인 이곳의 이름은 은빛도시다.

〈각자의 말-박지현〉
이동구 작가의 작품 "은빛도시"를 보고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이 작품을 펼쳐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어쩌면 이 작품 속에 우리의 이야기 또한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은 어려울지 몰라도 다들 이 작품과 노래 속에 담긴 이야기를 조금은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 돌고 돌아도 결국 제자리만 같은 도시 속에 갇혀 조금은 쓸쓸하고 허망한 누군가의 이야기.

〈각자의 말-정세현〉
[빛을 잃어버린 은은 회색의 돌일 뿐이야.
은빛을 되찾으러 갈 용기는 없어
회색빛을 은빛으로 바꿀 의지도 없어
그냥 회색 속에 머물러 있을래]

이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 이동구 작가의 글귀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한 작사의 초안이다.

어쩌면 작사를 시작한 시점의 본인의 상태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 당시에, 나는 무엇을 위해 기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수많은 회사에 기계적으로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았다. 목표를 잃은 채 표류하던 나는 회색 지대에 빠져 은빛 도시로 나아가지 못하는 종이배였다.


최승아, 박지현, 이동구, 정세현-은빛도시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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